"후세인 생화학무기 반격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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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워싱턴=이효준 특파원]미국의 이라크 침공계획이 점점 구체화하고 있는 가운데 실제 공격할 경우 이라크는 1991년 걸프전 때와는 달리 생화학무기로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의 LA 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표 참조>

이 신문은 "'폴로 스텝'으로 잠정 명명된 이번 침공 작전은 사담 후세인 정권의 붕괴가 목표이기 때문에 지난번 '사막의 폭풍' 작전과는 양상이 전혀 다를 것"이라면서 "전면공습 후 수도 점령과 같은 전면전 형태를 띨 경우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가장 큰 문제는 후세인 정권이 생화학무기로 반격할 가능성이다. 걸프전은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철수시키고 비행금지구역·무기사찰 등의 휴전조건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한전이었기 때문에 후세인도 정권 생존 차원에서 보유 중인 생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도 생화학물질 대신 단순히 화약으로 탄두를 채웠던 것은 이런 배경에서라는 것이다.

렉싱턴 연구소의 로렌 톰슨 연구원은 "이번 전쟁은 후세인으로서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전쟁"이라고 지적하고, "따라서 후세인은 미군과의 전투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고, 이스라엘을 생화학무기로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렇게 되면 이스라엘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를 보복공격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전쟁은 후세인이 의도한 대로 아랍권 전체로 확산되고, 미군의 인명피해가 급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정보연구소(CDI)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걸프전 이후 유엔사찰단이 2만7천개의 화학폭탄을 제거했을 정도로 사린(GB)·타분(GA) 등 독가스를 주성분으로 한 무기는 이라크군에 널리 보급된 상태"라면서 "98년 사찰단이 추방된 이후 이라크는 또 다시 엄청난 양의 화학·생물무기를 확보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LA타임스는 "국방부는 이라크에 미사일을 발사할 틈을 주지 않는 신속한 전면공습을 계획하고 있지만, 그동안 이라크도 미사일기지 방어·은폐 기술을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누구도 섣불리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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