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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불안 원화 강세 부추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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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원·달러 환율이 1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4일 한때 달러당 1천2백원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날 달러환율의 과도한 하락을 막기 위해 국책은행을 통해 달러 매입에 나섰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천1백98원까지 떨어졌다가 결국 전날보다 7.30원 낮은 1천20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이는 2000년 12월 13일의 1천1백93.8원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주식시장에서 1천7백여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외환 딜러들의 원화 강세 전망을 뒷받침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엔화값이 올랐다는 소식에 힘입어 개장 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달러환율은 오후 한때 1천2백원 밑으로까지 떨어졌으나 재경부가 "공급과 수요를 고려할 때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며 구두(口頭)개입에 나섰고, 일부 국책은행이 달러를 사들이면서 1천2백원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이 한때 달러당 1백19.92엔으로 전날보다 0.48엔 떨어졌다가 1백20엔대를 겨우 회복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최근 미국의 경제 불안이 원화강세 심리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최근의 환율 변동과 관련, "경상수지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크게 우려한다"며 "정부는 시장 안정을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윤철 경제부총리도 이날 "수출이 다변화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겠지만 환율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수급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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