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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유가족 오열하는데 방송엔 북한 소재 코미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전 세계가 극찬한 월드컵의 폐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29일에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발생한 남북교전은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다. 한쪽으로는 남한의 지원을 받으면서 어떻게 다른 한편으로 뒤통수를 칠 수 있는가. 대다수 국민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에 대해 강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나도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오열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니 숙연해짐은 물론 이번 일로 희생당한 젊은 군인들 생각에 가슴이 저며왔다. 여기서 한마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그런 내용을 전하는 뉴스에 이어 나오는 코미디 프로그램의 내용이다. 북한을 소재로 한 이 프로그램은 분단의 현실 속에서 북한 동포들을 이해하는 좋은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들이 너무 경박하다는 점이 문제다. 더구나 서해교전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으로 슬퍼하고 가슴 아파 오열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얘기를 보도한 직후에 이런 프로가 나오는 것은 문제다. 따라서 당분간만이라도 북한을 소재로 한 코미디물은 자중해 줬으면 한다.

백윤희·의령경찰서 경무과 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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