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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뒤탈 커지고 야권연대는 힘들고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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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1일 이달 28일 실시될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대해 “쉽지 않은 선거”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자청한 자리에서다. 정 대표는 “솔직히 말씀 드려 걱정이 된다”고도 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투표율이 높았기 때문이나 이번엔 휴가철에 선거가 실시되는 만큼 높은 투표율의 이점을 누리기 어렵다는 취지의 얘기를 한 것이다.

민주당엔 투표율 말고도 다른 고민이 있다. 첫째, 전략 공천 후유증이다. 장상 최고위원을 공천한 서울 은평을 선거구에서 소속 시의원·구의원이 합동 성명서를 내고 장 최고위원 공천 철회 및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이 지역의 고연호 당협위원장도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수도권 요충지인 인천 계양을도 마찬가지다. 이기문 전 의원은 당이 김희갑 전 총리실 정무수석을 공천하자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정 대표의 걱정대로 투표율이 낮으면 조직력의 비중이 커진다. 그런 상황에서 공천 후유증으로 당 조직이 분열하면 선거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는 게 민주당의 고민이다.

둘째로 지방선거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던 ‘야권연대’도 이번엔 쉽지 않다. 민주당은 민노당이나 국민참여당 후보들과 소속후보들의 여론 지지율을 묻는 ‘경쟁력 조사’로 단일화하자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 민주당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면 우리에게 양보하고, 다른 후보가 경쟁력이 있다면 우리가 양보를 하겠다”며 다른 야당의 결심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군소정당의 생각은 다르다. 국민참여당은 지역별로 ‘패키지 딜(pakage deal)’을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이 광주 남구를 양보하면 국민참여당이 은평을을 양보하겠다는 식이다. 하지만 광주남구에 장병완 전 기획예산처 장관을 영입한 민주당으로선 수용하기 어려운 요구다.

셋째는 세대교체 문제다. 지방선거 때 민주당은 세대교체로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 공천 과정은 양상이 다르다. 486세대들이 여러 명 당에 공천을 ‘노크’했지만 대부분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인천 계양을에 도전했던 최원식 변호사, 충주·원주의 최규호·송기헌 변호사 등 대부분이 공천에 탈락했다. 충주 출신의 이인영 전 의원은 당의 출마권유를 고사했다. 그러다 보니 8곳의 격전지 중 소장파로 분류될 후보는 인천 계양갑의 김희갑(47) 전 총리정무수석과 충남 천안을의 박완주(43) 지역위원장 정도다. 이번 선거에서 주력으로 나서는 사람들은 70대인 장상 최고위원과 50~60대 후보들이다.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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