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의 왕’ 빌 그로스가 운용 … 설정 후 12년간 연평균 6. 86% 수익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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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26면

명함은 얼굴이다. 자아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명함에는 보통 이름과 회사·직책·전화번호·e-메일 등 정보가 담겨 있다. 그런데 유명인일수록 명함은 단순해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명함에는 이름과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만 간단히 써 있다. 이름 석 자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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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도 그렇다. 이름만으로 신뢰를 주는 사람이 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대표적이다. 그가 투자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기업이 조명을 받는다. 20여 년간 마젤란 펀드를 운용하며 연평균 20%를 웃도는 수익을 거둔 피터 린치도 투자자들이 이름만 보고 돈을 맡긴다.

채권 투자에서 보자면 단연 빌 그로스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인 미국 핌코(PIMCO)에서 최고투자책임자(CIO)를 40년 가까이 맡고 있다. 세계적 펀드 평가회사인 모닝스타가 선정한 ‘올해의 채권 매니저상’을 1998년과 2000년, 2007년 세 번 수상했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2001년 그에게 ‘채권의 왕’이라는 호칭을 부여했다. 그가 이끄는 운용팀은 2년 전 투자전문지 글로벌인베스터스가 선정한 지난 25년간 가장 뛰어난 채권운용팀에 선정되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꼽은 2010년 세계 부자 순위에서 488위(자산 20억 달러)에 올랐다.

그런 대가가 운용하는 펀드에 국내 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말 핌코의 대표적인 펀드인 ‘GIS토탈리턴채권펀드’를 내놨다(핌코는 2000년 알리안츠그룹으로 편입됐다). 이 펀드는 미국국채·모기지·회사채 등에 주로 투자하며 미국지방채·하이일드채권·해외채권 등도 편입할 수 있다. 상환기간이 1~5년인 중기채에 주로 투자하며, 펀드에 들어간 채권의 평균 상환 기간은 4.47년이다. 펀드 규모는 132억 달러(약 15조8000억원, 4월 말 기준)다. 1998년 설정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6.8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시장이 요동쳤던 2007년과 2008년에도 각각 8.87%, 4.99%의 성과를 올렸다. 채권형 펀드인데도 지난해 수익률은 12.51%에 이른다.

환헤지를 통해 환율 변동 위험을 없앤 재간접펀드 형태와 환헤지를 하지 않은 역외펀드 형태가 있다. 재간접펀드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대우·동부·미래에셋·삼성·신영·우리투자·하나대투·한국투자·한화증권 및 HSBC·부산은행 등에서, 역외펀드는 우리투자증권과 씨티·SC제일은행 등에서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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