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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 체육·문화 명소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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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월드컵 기간에 세계인의 눈길을 잡았던 전국 10개 월드컵 경기장이 각 지역의 스포츠·문화·쇼핑의 명소로 탈바꿈한다.

이와 함께 자치단체별로 월드컵 4강 신화 달성을 기리는 기념사업도 벌일 예정이다.

◇경기장 활용=자치단체들은 모두 2조5천억원을 들여 지은 월드컵경기장을 종합스포츠센터와 문화·쇼핑시설 등으로 민간에 위탁하거나 임대해 경기장마다 연간 수십억원에 이르는 유지 비용을 조달하고 수익도 낸다는 계획이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사업주 모집에 일부 차질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팀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해준 덕에 경기장 부대시설 분양이나 임대사업에도 활력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의 지하 주차장에 대형 할인점을 유치하고 나머지 시설은 유스호스텔과 사무실로 임대한다.

대구시는 6천평 규모의 대형 쇼핑몰과 자동차극장·골프연습장 등으로 임대할 계획이며 수원 월드컵경기장에는 인공암벽·골프연습장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센터가 들어서고 자동차 전용극장과 야외예식장도 마련된다.

인천·대전시와 전북 전주시도 체육·문화시설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광주시는 경기장의 뛰어난 음향시설을 이용해 공연·전시회 등 이벤트장소로 활용하고 관중석 아래 공간을 할인점·스포츠센터 등으로 임대할 계획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임대료 등으로 연간 경기장 유지비 22억원을 부담하고도 2억~3억원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주도 서귀포시는 외자를 끌어들여 5백명이 들어갈 수 있는 2천6백여평 규모의 대형 영화관과 수족관·보트놀이장 등을 만들어 관광수입을 올릴 방침이다.

◇4강 기념사업=스페인과의 승부차기 끝에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룬 광주 월드컵경기장에는 1천5백여평 규모로 '4강 기념관'이 건립된다. 이곳엔 대표팀 유니폼과 월드컵 공인구 등이 전시된다.

대전시는 이탈리아에 극적으로 역전승해 8강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역전 기념관'을 대전경기장에 지어 응원전에 쓰인 도구 등을 전시키로 했다.

도시마다 다양한 기념공원이나 상징거리도 들어선다. 대구시 동구청은 새로 만들 2천4백여평 규모의 공원을 '히딩크 공원'으로 이름짓고 히딩크의 흉상과 네덜란드를 상징하는 풍차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첫승을 일궈낸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 옆에는 '첫승 공원'이 조성된다.

또 대전경기장 주변 도로엔 '8강로(路)''안정환로''골든골 스트리트' 등의 이름이 붙는다.

충북 청주와 단양에선 이곳 출신인 이운재·송종국 선수의 이름을 따 도로 이름을 짓고 조형물도 만들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운재 축구장'(청주)과 '황선홍 축구공원'(예산)도 거론되고 있다.

제주도는 서귀포시 휴양단지에 '히딩크 하우스'를 건립해 히딩크 감독에게 별장으로 제공하고, 전남 해남군 땅끝마을 전망대에는 히딩크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의 발도장과 자필서명이 새겨진 '월드컵 영웅판'이 설치된다.

정기환·구두훈·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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