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보며 즐길 땐 좋았는데… 6월 경제지표엔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수출과 산업생산 등 실물 경제지표에 경고등이 켜졌다.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며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의 증가세가 이달 들어 크게 둔화됐다.

또 4월부터 호조를 나타냈던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제자리 수준이거나 감소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산업자원부가 26일 발표한 '6월 중 수출입 실적 잠정집계'에 따르면 6월 수출실적은 1백3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1백29억3천만달러)보다 1%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정부가 예상했던 6월 중 수출실적은 1백37억달러(증가율 6.2%)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올해 수출은 지난 4월(1백31억9천만달러·8.9% 증가)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지난달에도 6.9%가 늘어나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산자부는 6월 수출증가세의 둔화는 최근 원화가치의 상승과 미국 경제의 불안, 월드컵 열기로 인해 다소 느슨해진 생산현장의 조업 분위기 등이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분야별로는 올 들어 큰폭의 증가세를 이어갔던 자동차 수출실적이 이달 중에는 예상보다 20%나 적어 3억~4억달러의 수출감소를 가져왔고, 수출 주력품목인 무선통신과 컴퓨터 등도 지난달보다 최고 40%에서 30%까지 수출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자부 관계자는 "6월 중 통관일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이틀이나 모자란 21.5일인데다, 현대자동차와 두산중공업 등 주요 기업들의 파업도 수출 부진의 원인"이라며 "특히 축구열기로 인한 각 생산현장의 조업시간 단축도 예상치 못했던 변수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산업생산 증가율이 지난 3월의 3.9%(전년 동기 대비)에서 4월에 7.3%로 높아져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기대하게 했으나 이달에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가능성까지 있는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 관계자는 "당초 이달 산업생산 증가율이 3%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으나 조업시간 단축 등으로 인해 제자리 걸음을 하거나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