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결승 못갔지만 자긍심 남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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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마술 같은 질주는 신화로 남을 것이다."

독일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세계 언론은 월드컵에서 마지막까지 꺼지지 않는 투혼을 선보인 한국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은 26일자에서 "그 누구도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성과를 이룬 데 대해 과소평가할 수 없다"면서 "한국의 월드컵 결승 진출이라는 꿈은 깨졌지만 한국인의 가슴 속에는 자긍심이 여전히 살아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자 파이낸셜 타임스도 '꿈은 끝났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패배와 관계없이 한국은 이번 월드컵 최고의 팀이며 '하면 된다'는 강한 믿음을 보여줬다"고 치켜세웠다. 인디펜던트는 "한국은 지치고 돈독이 오른 낡은 축구의 속임수를 벗겨내고 축구에 새로운 생명과 영혼을 선사했다"고 격찬했다.

프랑스의 TF1방송과 르몽드,스포츠 전문지 레퀴프 등은 "한국은 준결승 진출팀으로서 손색이 없었다"고 칭찬했다. 르몽드는 "포르투갈·이탈리아·스페인에 승리하고 다섯경기 중 두골만 허용한 한국의 준결승 진출(실력)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면서 "카메룬·파라과이·미국을 이겼던 독일에 비해 한국이 훨씬 강한 인상을 준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IHT)은 "한국민들은 결코 슬퍼할 이유가 없으며 기대를 뛰어 넘은 선전에 대해 자부심만 가져야 할 것"이라고 썼다.

"케 푸블리코(전국민의 멋진 응원전) !, "케 에두카시온(완벽한 질서의식) ! "

멕시코 민영 TV 아스테카의 해설진은 "한국이 좌절했지만 정신력에서는 승리했다"면서 "이처럼 수준 높은 질서의식을 보기는 처음이며, 한국 국민에게 존경심을 보냈다"고 했다.

일본 언론들은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한국의 석패(惜敗)를 보도했다.마이니치(每日)신문은 "한국이 승부혼과 강한 정신력을 보여줬다"고 했으며, 요미우리(讀賣)신문은 "한국은 완전 연소할 때까지 독일을 밀어붙였다.아시아 첫 4강 진출의 쾌거는 결코 빛이 바래지 않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특파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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