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행정부지사 명예퇴임 경남도 권경석씨 63개월만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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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최장수 광역자치단체 부단체장인 권경석(權炅錫·56·사진) 경남도 행정부지사가 오는 28일 명예퇴임한다.

그는 1997년 3월 경남도 행정부지사로 발령받아 5년3개월 동안 경남도의 살림을 맡아 왔다. 83년 이후 근무한 부지사 열명의 평균 재임기간은 1년3개월이었다.

權씨는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육군사관학교를 나왔으며 월남전에 참전했다. 사무관으로 특채된 그는 부산시 계장으로 출발해 대통령 비서실과 내무부에서 근무했고, 부산시 구청장·국장 등을 지냈다.

그는 경남도가 최근 3년 연속 전국 최우수 자치단체(행정자치부 주관)로 선정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주위에서는 그의 장수 비결로 합리적인 업무 처리와 청렴성을 꼽는다. 23평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는 평소 '공무원은 검소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해왔다.

김혁규(金爀珪)도지사는 사석에서 "나는 허수아비다. 權부지사가 안에서 업무를 잘 챙겨줘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다.

權씨는 부산·경남 공동경마장의 위치 문제로 갈등을 빚을 때 경계를 조정하자고 제의해 두 자치단체와 한국마사회를 설득시켰다.

부산시 보건사회국장으로 있을 때는 주민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원형 화장장인 영락공원묘원을 건설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그가 권위적이며 일을 잘 못하는 부하들을 심하게 질책한다는 비판도 없지 않았다.

3년 전 행정학 박사학위(동아대)를 받고 대학에 출강해온 그는 퇴임 후에도 강단에 설 예정이다. 부인 정현숙(丁賢淑·54·경남기독교방송 아나운서)씨와 2남을 두고 있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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