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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체험학습

중앙일보

입력


여름방학에 악기를 배워볼 생각이라면 오카리나에 도전해보면 어떨까. 오카리나는 계이름 읽는 법과 운지법만 익히면 다양한 곡을 쉽게 연주할 수 있어 오랜 훈련이 필요한 피아노나 바이올린에 비해 간단하게 마스터할 수 있다. 오카리나 특유의 목가적인 소리는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흙으로 직접 만들어보면 소리가 나는 과학적 원리도 깨달을 수 있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한국오카리나박물관에서 직접 오카리나를 만들고 연주 방법도 배워봤다.

흙으로 빚으며 소리나는 원리도 배워

오카리나는 ‘흙피리’라고도 부른다. 흙을 사용해 형태를 잡고 가마에서 구워낸 악기라 재질은 도자기와 같다. 한국오카리나박물관의 김혜은(29) 실장은 “오카리나는 도자기관을 통과하며 울리는 소리라 맑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오카리나 만들기 체험에 앞서 아이들에게 ‘오 샹젤리제’와 ‘사랑의 숲’을 오카리나로 연주해줬다. 민해린(서울 서정초6)양은 “깨끗하고 차분한 소리 덕분이 마음이 편해진다”며 신기해했다.

오카리나는 분청토로 만든다. 끈기가 없어 뚝뚝 끊어지는 백토와 달리 찰지고 부드러워 아이들이 사용하기 좋은 흙이다.주형 틀 안에 분청토를 여러차례 꾹꾹 눌러주면 오카리나 앞·뒤판 형태가 완성된다. 김 실장은 “전문가들은 주형틀을 사용하지 않고 흙을 주물러 오카리나 모양을 만든 다음 반으로 갈라 흙을 파내고 다시 붙여서 만든다”고 말했다.

소리도 이 과정에서 결정된다. 안의 흙을 많이 파내면 공간이 넓어져 소리도 크고 낮아지는 반면 흙이 많이 채워져 있으면 공기가 울릴 공간이 적어 날카롭고 높은 소리가 난다. 김 실장은 “오카리나는 흙이라는 자연 소재를 사용하기 때문에 습도나 온도에도 소리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보관도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마철 습도가 높으면 악기가 수분을 빨아들여 부드럽고 연한 소리가 나지만 건조한 날씨에는 오카리나가 바싹 말라 음색이 거칠어진다는 말이다.

취구(입으로 부는 구멍)에 바니쉬(무독성 니스)를 칠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흙에는 수분을 빨아들이려는 성질이 있어 자칫 입술이 취구에 달라붙어 찢어질 수 있다. 바니쉬를 발라 이를 방지한 것이다.

오래 사용할수록 나만의 악기 돼

김 실장은 아이들에게 완성된 오카리나를 나눠주고 기본 운지법을 알려줬다. 도레미파솔라시도를 정확하게 익히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산토끼’나 ‘학교 종이 땡땡땡’ 처럼 계이름을 알고 있는 곡은 바로 합주도 가능했다. 오카리나의 소리를 명확하게 내는 방법인 텅잉 기법도 연습하게 했다. 민단아(서울 서정초3)양은 “리코더랑 연주방법과 소리가 비슷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오카리나는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주인을 닮아가는 악기”라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모든 악기가 비슷한 소리를 내지만 자주 불다보면 소리가 다듬어져 악기마다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각자의 오카리나에 아크릴 물감을 활용해 개성껏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도 있었다. 유서연(서울 서정초3)양은 만화 캐릭터를, 윤다은(서울 서정초3)양은 바다와 하늘 풍경을 그려넣었다. 해린이는 “오카리나 제작부터 연주까지 배워보니 악기의 원리를 알게 된 것 같아 재미있었다”며 “연주법도 익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직접 그림을 그려 넣은 오카리나를 들고 즐거워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다은·민해린·유서연·민단아양.

<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 사진=김진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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