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광주선 길이름… 인천선 동상 '히딩크 기리기'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한국 축구의 목표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노고를 기리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광주시는 한국팀이 8강에 진출한 뒤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4강까지 오르면 시내 한 도로를 골라 '히딩크로(路)'로 이름짓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광주에서 한국 축구의 새 역사를 쓴 히딩크 감독을 영원히 기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의 동상도 세워질 전망이다.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포르투갈전이 열린 인천에서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이 있는 인천자유공원에 히딩크의 동상을 세우자는 의견이 시민들에게서 나와 시가 검토키로 했다.

부산시는 월드컵 첫승을 기념하기 위해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 옆에 조성할 계획인 기념동산에 히딩크 흉상을 세울 방침이다.

이 밖에 이달 말까지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열리는 한국문화예술센터의 '한국 명사 1백인전'에 전시된 히딩크 조각상은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홍명보 등 국가대표 선수 8명과 나란히 설치된 히딩크 조각상에는 일부 여성 팬들이 조각상의 입과 볼 등에 뽀뽀를 하는 바람에 히딩크 얼굴은 루주 자국으로 얼룩지기 일쑤다.

조각전을 기획한 김내환(金來煥·40)씨는 골을 넣었을 때 보여준 히딩크의 주먹 날리기와 황선홍·안정환·박지성 선수의 골 세리머니 등을 추가로 만들어 내년 6월 월드컵 1주년 조각전을 열 계획이다.

한편 법무부가 히딩크에게 명예국적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에는 히딩크의 가짜 주민등록증을 담은 e-메일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지난 5월 31일자로 발급된 주민등록증에는 이름이 한국식 '희동구(喜東丘)로 돼 있으며 '대한민국 국민 일동'이 국적을 부여한 것으로 적혀 있다.

전익진·구두훈·엄태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