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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훈 詩세계 통해 민족문학 뿌리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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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조지훈(趙芝薰·본명 조동탁·1920~68)선생을 기려 제정된 '지훈상' 제2회 시상식이 지난 15일 오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에서 열렸다.

지훈상운영위원회(위원장 홍일식 전 고대 총장)가 주관한 이날 시상식은 조지훈의 문학과 학문 세계를 조망하는 '芝薰의 시·학문·삶'이란 행사와 함께 열려 더욱 뜻깊었다.

특히 행사장 로비에서 지훈 선생의 부인 김난희(80) 여사의 지훈 시화전이 열려 눈길을 끌었다.

金여사는 조지훈의 '승무' 등의 시를 단아한 궁서체 붓글씨로 옮겨 지훈 문학의 향취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훈문학상 수상자인 이승하 시인과 지훈국학상 수상자인 홍익대 김태식 교수를 비롯해 2백여명의 문화계 인사가 참가했다.

조지훈의 국학 연구 성과에 관한 학술 발표 행사인 '지훈과 국학'이 제1부 행사로 진행됐다.

경기대 김헌선 교수가 '조지훈 민속학의 성과와 계승방향', 고려대 김인환 교수가 '한국미 탐구에 대한 조명', 순천향대 김기승 교수가 '한국독립운동사에 대한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제2부인 '지훈과 문학' 순서에서는 서울대 오세영 교수가 '지훈과 한국의 현대시'를 주제로 발표했다. 吳교수는 "조지훈은 전통적 가치 위에 현대시를 정립해 맹목적으로 서구적인 것을 추수하려는 우리 근대 정신사를 바로잡아 문학사에서 민족문학적 뿌리를 튼튼하게 내리는 데 크게 기여한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김종길·오탁번·정진규 시인 등이 지훈시 및 지훈 추모시를 낭송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성옥 교수는 승무로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홍일식 위원장은 "지훈 선생은 '승무''봉황수' 등의 시를 통해 한국 서정시의 주류를 완성하신 분이자 뛰어난 국학자였다"며 "세상이 어지럽고 시대가 뒤숭숭할 때마다 선생은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으며 생전·사후를 떠나 우리들의 사표"라며 지훈 선생을 추모했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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