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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티·참브로타·톰마시 공포의 '3중 허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이탈리아 공격의 힘은 허리에서 나온다.

크리스티안 비에리(29·인터밀란)와 필리포 인차기(29·AC밀란)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주는 건 바로 막강한 미드필더들이다.

첫번째 공격 루트는 플레이 메이커인 프란체스코 토티(26·AS로마·사진)의 공간 패스에서 시작된다. 알레산드로 델피에로(28·유벤투스)로부터 배번 '10번'을 물려받은 그는 마치 그라운드를 관중석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양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정확하게 읽고 상대 수비를 단번에 허물어뜨리는 패스를 꽂아넣는다.

그는 처진 스트라이커 역할도 병행, 적진 깊숙이 들어가 수비를 끌어모은 뒤 동료에게 결정적인 골찬스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에콰도르전에서 터진 비에리의 첫 골은 바로 토티의 침투와 후방 패스에 이은 작품이었다.

토티가 전담 마크맨에 묶일 경우 꺼내드는 카드는 미드필더의 2선 침투다. 그 역할은 잔루카 참브로타(25·유벤투스)와 다미아노 톰마시(28·AS로마)가 맡는다.

오른쪽에 서는 참브로타는 수비를 강화하는 전통적인 이탈리안 스타일 때문에 수비수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미드필드에서의 패스가 자주 끊길 경우 과감히 2선 침투를 시도, 공격수에게 직접 공을 가져다주는 '그라운드의 배달부'다.

개인기와 빠른 발을 가진 데다 몸싸움에도 능하기 때문에 일단 그가 치고 올라가면 거의 슈팅까지 연결된다.

톰마시는 상대 수비진이 토티를 밀착 마크하는 과정에서 공간을 내주면 서슴없이 중앙 돌파를 시도, 토티의 역할을 대신 수행한다. 토티와 함께 AS로마에서 각각 공격형·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고 있어 두 선수간의 조화는 환상적이다.

그러나 막강 허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도 한국-포르투갈전을 지켜본 뒤부터는 특별 훈련을 실시하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탈리아팀 관계자는 "한국은 경기 내내 체력이 뛰어난 미드필더들이 벌떼처럼 달려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팀은 15일과 16일 훈련 중 미드필더들만 별도 훈련 시간을 가졌다. 한국선수들이 무섭게 달려드는 상황을 연출해 놓고, 거의 15분간 미드필더끼리 짧고 빠른 패스를 주고받는 반복 훈련을 했다. 또 미니게임에서도 실전을 방불케 하는 깊은 태클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천안=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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