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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에 초대형 단지 입주 … 거래 숨통 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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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침체 상황에서는 큰 단지가 입주해야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동천래미안이스트팰리스 단지가 잠잠하던 거래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경기도 용인시 동천동의 수지공인 서춘열 사장은 지난달 초 시작된 동천 래미안이스트팰리스의 입주로 많이 바빠졌다고 전했다. 아파트를 사거나 전세를 얻으려는 실수요자들의 방문이 잦아지자 꽁꽁 얼어붙었던 이곳 거래 시장에 숨통이 트인다는 것이다.

2393가구 대단지인 경기 용인 동천래미안이스트팰리스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다. 중개업자들은 “이 단지의 아파트 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건설 제공]

◆판교 밑 초대형 단지=4개 블록 48개 동 2393가구(전용 84~273㎡형)로 이뤄진 이 단지는 2007년 분양 당시 청약 경쟁률이 최고 197.5대 1로 큰 관심을 끌었다. 같은 곳에서 비슷한 때 선보인 다른 아파트는 대부분 미분양됐다. 특히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쌌는데도 지금은 일부 주택형에 웃돈까지 붙었다.

입지여건과 브랜드파워·대단지의 세 박자를 갖췄지만 무엇보다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아파트 단지의 새 장을 열겠다”며 삼성건설이 품질 업그레이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아파트 배치와 디자인·인테리어·조경 등에는 장미셀 빌모트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이언기 주택사업본부장은 “직선과 곡선을 적절히 섞어 전통의 미를 살리고, 타워·판상·빌라형 아파트를 골고루 배치해 조망권을 확보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이 적용돼 생활의 편리성도 높였다고 한다. 가령 열쇠고리처럼 생긴 ‘원패스카드’를 몸에 지니고만 다니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고, 현관문이 알아서 열린다. 양손에 장바구니를 든 주부가 주차장에서 집 주방까지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친환경 기술도 상용화됐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을 비롯해 지열·광덕트시스템 등을 적용해 관리비도 줄일 수 있다. 이를 테면 조경용수를 대부분 빗물로 써 연간 3000만원의 물값을 절감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웃돈 3000만원 붙어 거래=일대 부동산 중개업계는 이 단지의 입주율을 눈여겨보고 있다. 래미안이스트팰리스에 입주율이 높을 경우 침체된 인근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입주 한 달 만에 현재 35% 정도 이사를 들어왔다. 삼성건설은 정식 입주 기간인 이달 말까지 75% 정도가 입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인 대부분의 입주 아파트 분양권 시세가 분양가를 밑돌지만 이 단지는 다르다. 동천동 태양공인 추모 사장은 “수요가 많은 전용 84㎡형에는 3000만~4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나온다”고 전했다. 현재 전용 84㎡형 6억원, 전용 103㎡형은 6억3000만원을 호가한다. 전셋값도 주변 시세보다 2000만원 정도 비싸다. 84㎡형이 1억8000만원 선, 103㎡형이 2억2000만원 정도다.

다만 교통여건이 미흡하고 편의시설도 아직 부족한 편이다. 동천동에는 종합병원이나 백화점 등이 없기 때문에 판교나 분당 신도시로 가야 한다. 단지 자체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교통이다.

시티프라이빗뱅크 김일수 부동산팀장은 “대중교통은 버스 외에 없고, 정류장도 차를 타고 가야 할 거리여서 서울로 다니는 입주자들은 조금 불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교통체증을 감안하면 강남역까지 1시간 정도는 걸린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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