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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의 내 맘대로 베스트 7] ‘슈렉’ 시리즈 명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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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7 오거들의 군무

명장면보다는 교훈에 치중한 ‘슈렉 포에버’지만 그래도 이 장면은 기억에 남는다. 레이아웃을 총괄한 한국인 스태프 전용덕씨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오거(괴물)들의 군무 장면은 한국의 부채춤에서 온 것. 마녀들의 힙합 댄스는 한국의 비보잉 퍼포먼스에서 왔다.

6 피오나와 공주들

무분별하게 늘어난 캐릭터와 안이한 스토리로 비난받긴 했지만 ‘슈렉3’에서 그래도 인상적인 포인트라면 피오나를 둘러싼 공주들. 구출당하는 데 익숙했던 그들은 왕국을 구하기 위해 자립적인 여성으로 다시 태어난다. 그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 ‘슈렉3’은 가장 활기를 띠었다.

5 스위트 허니문

1편에서 마법을 풀고 결혼한 슈렉과 피오나. ‘슈렉2’의 도입부는 그들의 달콤한 허니문을 빠른 편집으로 보여주는데, 역시 ‘슈렉’ 시리즈의 힘은 경쾌한 오프닝에서 시작된다는 걸 증명한다. 특유의 패러디 솜씨가 인상적. ‘지상에서 영원으로’의 한 장면을 연출하고, ‘반지의 제왕’ 스타일로 결혼반지를 마련하며, ‘스파이더맨’처럼 키스한다.

4 피날레 공연

유난히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이 많은 ‘슈렉’ 시리즈에서 잊히지 않는 공연이 있다면 ‘슈렉2’의 엔딩. 동키와 장화 신은 고양이가 리키 마틴의 ‘Livin’ La Vida Loca’를 흥겹게 부른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동키가 처량하게 ‘All by Myself’를 부르는 장면도 놓치지 마시길.

3 엽기적인 피오나

외모는 공주인데 왠지 범상치 않은 느낌의 피오나. ‘슈렉’에서 그녀의 성격은 숲속에서 노래할 때 단번에 드러난다. 고음이 올라갈수록 따라 부르던 새는 점점 팽창해 급기야 폭발해 버리는데…. 하지만 피오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죽은 새의 알로 프라이를 만들어 푸짐한 아침상을 차린다. 이어지는 액션 신에서 그녀는 ‘와호장룡’과 ‘매트릭스’를 섞어 로빈 후드 일당을 물리친다.

2 변신의 반전

관객들에게 강펀치를 날렸던 ‘슈렉’의 엔딩. 마법에 풀린 피오나는 괴물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슈렉. 10년에 걸친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 있다면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동화여, 외모지상주의를 벗어라! 그리고 슈렉 같은 남자와 피오나 같은 여자, 멋지고 귀엽지 아니한가?

1 장화 신은 고양이의 눈망울

영화 ‘슈렉’의 장화 신은 고양이

2편에 등장한 장화 신은 고양이의 빨려들어갈 것만 같은 눈망울은 어느새 이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3편에선 몸이 바뀐 동키가 시도하지만 ‘주먹을 부르는 얼굴’이 되고 말았으니, 아무나 할 수 있는 내공은 아닌 듯. ‘슈렉 포에버’에선 고도 비만의 장화 신은 고양이가 다시 한번 이 눈망울을 보여준다.

영화 칼럼니스트 mycutebi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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