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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축포는 내가 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를 향해 달콤한 미소를 지을까.

폴란드를 상대로 월드컵 출전 48년 만에 감격적인 첫 승을 거둔 한국 축구대표팀이 마침내 14일 유럽의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16강 진출 여부를 가리게 된다.

1954년 스위스월드컵 이후 모두 여섯 차례 출전한 월드컵을 통틀어 이번에 16강에 가장 근접해 있는 한국은 쓸 수 있는 카드를 다 동원하는 총력전을 펼친다.

한국을 이기지 못하면 귀국 보따리를 싸야 하는 포르투갈 역시 최정예 멤버를 모두 출전시킨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4-5-1 포메이션을 쓰는 포르투갈전에 대비해 미국·폴란드전에서 사용했던 스리백 시스템 대신 포백 시스템을 사용할 것임을 최근 여러 차례 밝혔다.

포르투갈이 최전방에 파울레타를 원톱으로 배치하지만 루이스 피구·세르지우 콘세이상 등 일급 미드필더들이 좌·우 측면에서 위치를 바꿔가며 지원하기 때문에 스리백으로는 이들을 막아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4-3-3 포메이션은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평가전에서 잇따라 가동했던 전형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시와 약간 다르다. 당시 부상으로 빠졌던 김태영이 이번에는 왼쪽 사이드백으로 출전, 김태영-홍명보-최진철로 이어지는 기존 스리백에 좌·우 윙백으로 나서는 이영표와 송종국이 번갈아 최후방으로 내려와 순간순간 포백을 형성하는 형태가 된다.

일부에서는 파울레타-주앙핀투로 연결되는 포르투갈의 강력한 중앙 화력 봉쇄를 위해 대인마크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난 김태영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끌어올려 파울레타를 막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 경우에도 포백의 좌·우 윙백은 역시 이영표·송종국이 맡게 된다.

또다른 변수는 지칠 줄 모르는 기동력과 수비가담 능력을 인정받아 오른쪽 날개로 붙박이 출전했던 박지성이 미국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박지성은 13일 마지막 훈련에서 정상에 가까운 몸 컨디션을 보여주기는 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끝내 출전하지 못할 경우 안정환이 선발 출장할 수도 있다. 안정환은 그동안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후반 20분 이후 조커로 단골 출장해 왔으나 최근 히딩크 감독은 안정환에 대해 "체력이 부쩍 좋아져 45분 이상 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정환이 선발 출장해 포르투갈의 노쇠한 수비진을 지치게 만들어 준다면 후반 발빠른 최태욱이 투입돼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포르투갈은 그동안 훈련에 불참했던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파울루 소사와 리버풀에서 활약하는 오른쪽 윙백 아벨 샤비에르가 모두 부상에서 회복해 한국전 출전을 벼르고 있다.

이들의 가세로 화려한 공격진에 비해 무게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돼온 수비진이 미국·폴란드전에 비해 한층 안정을 찾게 될 전망이다.

다섯명의 미드필드진 중 피구·주앙핀투·콘세이상 등 붙박이 미드필드진에 소사가 가세한 후 남는 한 자리는 후이 코스타와 파울루 벤투가 경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표팀의 수비벽이 예상 이상으로 견고해 공격력 강화가 필요할 경우 후이 코스타가 투입될 전망이다.

한국-포르투갈전의 주심은 아르헨티나 출신 앙헬 산체스(45)가 맡는다.

인천=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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