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동행:독일'육탄전'끝 組1위 카메룬과 경고 16개 양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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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양 팀이 각각 옐로카드 여덟개씩을 받고 한 명씩 퇴장당하는 험악한 전투였다. 그러나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독일의 '실전 경험'이 카메룬을 압도했다.

'시즈오카 전투'의 선봉장은 득점 1위 미로슬라프 클로제였다. 그는 발로 적진을 무너뜨렸고, 머리로 상대의 항복을 받아냈다.

전반 11분 카메룬에 완벽한 찬스가 왔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스루패스를 받은 살로몽 올렘베가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과 1대1로 맞섰다. 올렘베는 칸의 중심을 흐트러뜨리려고 잔걸음질을 했지만 칸은 바위처럼 끄떡도 하지 않았다. 올렘베가 찬 볼은 칸의 가슴을 맞고 튀어나왔다.

25분에는 피에르 워메의 직접 프리킥을 칸이 황급히 쳐냈으나 독일 수비수 머리를 맞고 아슬아슬하게 골라인 아웃됐다. 자책골이 될 뻔한 순간이었다.

전반 39분 독일 중앙수비수 카르스텐 라멜로가 경고 2회로 퇴장당했다. 카메룬은 완전히 경기를 장악하는 듯했다.

그러나 후반 5분 만에 클로제의 발이 상황을 반전시켰다. 센터서클 지점에서 볼을 낚아챈 그는 수비수 사이를 헤집고 빠져들어가는 마르코 보데에게 정확하게 패스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보데는 실수없이 볼을 왼쪽 네트에 꽂았다.

카메룬은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하고 산만한 공격을 계속했다. 후반 26분 로랑 에타메의 헤딩슛마저 골대를 맞고 나왔다. 카메룬도 후반 32분 파트리크 수포가 경고 두번으로 퇴장당했다.

2분 후 독일의 쐐기골이 터졌다. 오른쪽을 돌파한 미하엘 발라크의 크로스를 클로제가 내리찍듯이 헤딩, 볼은 어김없이 그물에 명중했다. 독일 응원단의 함성이 하늘을 찔렀다. 승부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시즈오카=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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