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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뷰티 아이템] 너도나도 ‘순도 100%’ 화장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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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2면

한 가지 원료로만 만들어진 ‘순도 100%’ 화장품이라는 게 요즘 여기저기서 많이 나왔다. 중저가 브랜드에서 이미지 쇄신용으로 내놓거나 처음 론칭하는 브랜드가 ‘고가품 이미지에 안착하기 위한 첨병’으로 내민다. 대개는 압착오일이나 추출액 같은 액상 타입이다. 젤이나 로션을 만들려면 첨가제를 넣어야 하기 때문에 순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것.

오일계의 신성은 ‘아르간’이다. 1999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르간 나무 열매에서 나오는데, 이 나무는 모로코에서만 자란단다. 프랑스 유기농 브랜드 ‘나뛰렐 도리앙(by 온뜨레)’이 100% 아르간 오일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들어왔다. 여름에도 끈적이지 않고 의외의 보습작용을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에 진출한 일본 브랜드 ‘하바’에선 향수병에 담은 ‘스쿠알란’ 오일을 선보였다. 스쿠알란이란 스쿠알렌(상어 간유 추출성분)이 물 등과 결합해 분자구조가 포화된 상태를 말한다. 체내의 스쿠알란은 25세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데 이를 발라 피부의 자연치유력을 높이고 노화를 늦춘다는 주장이다.

이들 미용오일은 한 방울씩만 덜어 얼굴 전체에 펴바른다. 입자가 작아 번들거리지 않고 빠르게 흡수된다. 한데 유기농 100%라도 먹을 수는 없다고 한다. “화장품으로 만들기 위해 입자를 잘게 부수는 과정에서 변성이 일어나기 때문”이란 게 DHC연구소 이수경 부장의 설명이다.

수용성 액체로는 ‘아세로라 에센스’가 있다. 제품을 내놓은 DHC는 10년 전 일본에서 건너온 통신판매 브랜드로, 알로에 액과 올리브 오일 등 다양한 100% 성분 화장품을 만들어 신뢰를 쌓았다. 불가리아 유기농 브랜드 ‘알티야 오가닉’은 장미를 증류한 ‘불가리안 로즈 워터’를 들여왔다. 이 회사 홍보담당자는 “토너나 미스트로도 쓰지만, 100% 증류액이라 마셔도 된다”고 자랑했다.

그런가 하면 인체의 줄기세포 배양액을 그대로 담은 제품도 있다. 성체줄기세포 전문기업 ‘닥터쥬크르’에서 내놨다. 질병이나 세균 등 유해요소를 차단하는 과정을 여러 번 거쳐 믿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가줄기세포를 이용한 맞춤 화장품도 만들어 주는데, 3개월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 500만원이다.

순도 100% 화장품의 효능? 글쎄, 좋다는 주장만 난무할 뿐 과학적으로 효능을 검증해 주는 자료는 없다. 다만 먹는 음식에도 화학재료가 판치는 세상에서 순수한 자연성분을 갈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는 있는 듯 하다.

글=이진주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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