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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인기폭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9일 오후 롯데백화점 본점 6층 스포츠의류 매장은 붉은 색 물결이다.나이키·아디다스·휠라·푸마 등 스포츠용품 브랜드의 전시용 마네킹들이 한결같이 붉은색 옷을 입고 있다.티셔츠는 물론 머리 위에서부터 발끝까지 붉게 차려입은 마네킹도 흔하다.캐주얼·아동복 매장에도 붉은 옷들이 즐비하다.

매장 직원은 "날씨가 더워지면 흰색·청색 티셔츠가 잘 팔리는데 요즘엔 판매량의 절반 이상이 붉은색 제품"이라고 말했다.

운동화·스니커스(운동화형 구두)·모자·가방도 붉은 빛깔이 단연 인기다. 붉은 유니폼을 입은 한국 대표팀의 선전에 힘입어 이른바 '레드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레드' 인기몰이=SK텔레콤의 광고에서 붉은 악마 응원단이 입었던 '비 더 레즈(Be the Reds)' 티셔츠는 정품·모방품을 합쳐 40만장 이상이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20대 여성을 겨냥한 캐주얼 브랜드 '보브'는 여름 신상품으로 14만8천원짜리 붉은 색 원피스를 내놨는데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판매량이 늘어 일부 인기 사이즈는 예약판매를 하고 있다.케이트·엘르 등의 브랜드도 붉은 원피스·블라우스의 매출이 이달 들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기남 과장은 "붉은 색 민소매 티·블라우스 등 여성 캐주얼 의류는 업체들이 원단을 구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나이키·리복 등의 조깅화·농구화도 붉은 계통을 찾는 소비자가 부쩍 늘었다.구두업체 소다가 최근 출시한 붉은 스니커스의 경우 지난 달 말부터 고객이 늘면서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예약 판매할 정도로 인기다.

쌈지스포츠는 티셔츠에 이어 원피스·블라우스도 붉은 색으로 출시했다.

롯데백화점 나이키 매장 관계자는 "두건·손수건·타월 등 평소에 거의 안팔리던 제품들도 거의 품절된 상태"라고 말했다.

◇업체들 매출 쑥쑥=나이키가 판매하는 한국 대표팀 유니폼 중 태국에서 수입한 선수용·일반용은 자취를 감췄고 국내에서 생산한 보급용도 변두리 매장에서나 찾을 수 있다.붉은 색 티셔츠도 5월 이후 4만여장 팔렸다.

나이키스포츠코리아 관계자는 "유니폼·티셔츠·축구화 등 축구 관련 의류·용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3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아디다스코리아는 올해 실적이 사상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붉은 색 티셔츠 매출은 푸마가 지난해에 비해 5배 가까이 늘었고 휠라코리아는 4~5월 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배 이상 늘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라이코스코리아·프리챌 등 온라인 업체들의 매출도 급증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애완견도 가세=애완견용 붉은 악마 티셔츠가 불티나게 팔리면서 애완견 센터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애완견용 붉은 악마 티셔츠는 한장에 1만6천원 정도.사람용(9천원)보다 비싼데도 서울 퇴계로 일대 애완견 센터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고 한다.

한 애견센터 직원은 "애완견용 한국팀 유니폼 중에서도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등번호 16번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필동 윤신근 애견종합병원의 경우 월드컵 개막일에 맞춰 강아지용으로 붉은 악마 티셔츠와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 상·하의 세트(2만7천원)를 3백장씩 들여놓았는데 다 팔렸다는 것이다.특히 푸들·요크셔테리어 등 소형 애완견용이 더 잘 팔린다는 것.

김준현·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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