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보험 리모델링 때 ‘해약하면 손해’ 인식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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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보통 생보사 보험은 정액보상이고 손보사는 실비보상으로, 양자는 보장 범위와 보상 방식에 차이가 있다. 가입한 생보사와 손보사 보험의 보장 내용을 잘 살펴 보장의 상호 보완 효과를 노리는 게 리모델링의 취지다.

보험은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령 손보사의 실비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별도로 운전자보험을 들 필요 없이 관련 특약만 추가하면 된다. 또한 중복보장이라는 판단이 서 보험 하나를 없애야 하는 경우 완전 해약을 하기보다는 부분 감액을 한다든지 불필요한 특약만 해지하면 된다.

리모델링을 할 때 ‘보험은 해약하면 손해’라는 인식을 버리는 게 중요하다. 리모델링을 하면 보험 상품의 특성상 납입한 돈을 100%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대부분 “내가 낸 보험료는 얼마인데 해약을 하면 얼마 받으니 손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데, 그래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예컨대 20년납으로 보험에 가입했는데, 4년 지난 시점에서 리모델링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가정하자. 이때 이미 납입한 보험료보다는 앞으로 내야 할 16년 동안의 보험료가 훨씬 많기 때문에 해약에 따른 손실을 아까워해선 안 된다. 4년 동안 낸 보험료에서 손해 보는 부분은 그간 사고가 나지 않은 것에 대한 기회비용을 치렀다고 생각해야 한다.

물론 가장 바람직한 것은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보다는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건 보험 가입 때도 마찬가지다. 보험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금융상품 중 가입기간이 가장 긴 장기상품이다. 보장이 적절치 않은데도 보험에 가입하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보험상품 하나하나를 놓고 볼 때 보험료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험이 여러 개 쌓이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 신규 가입 때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이유다. 무엇보다 가입 목적을 분명히 하도록 하자. 그리고 신상품이 나올 때마다 보험을 리모델링할 수 없는 노릇이니 처음부터 믿을 만한 전문가의 조언을 듣기로 하자.

이택주 SK MONETA 수석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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