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힘찬 도전] 부모님 일손돕기, 미래에 대한 포부로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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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규 기자

방앗간집 둘째 아들

저의 부모님께서는 떡방앗간을 운영하고 계십니다. 떡에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형형색색을 띠며 다양한 맛을 내고, 각각의 재료에는 서로 맞는 궁합이 있으며, 포장에 따라 가치가 달라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떡의 제조과정은 저에게 호기심으로 다가왔고, 실제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식품 제조와 유통과정을 직접 체득하며 어린 시절 ‘부모님 일손 돕기’는 자연스럽게 미래에 대한 포부로 이어졌습니다.

꿈을 안고 입학한 단국대 식품공학과는 식품이라는 관심분야에 대한 학문적 접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재학 중 ‘숯이 첨가된 두부 만들기’와 ‘배를 이용한 쨈 만들기’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늦은 밤까지 수차례 반복해서 결과물을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팀장을 맡으며 팀원들의 업무분담과 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머릿속에만 있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라는 말에 큰 공감을 갖고 있습니다. 생산라인에 대한 수업을 듣던 어느 날, 유독 작아 보이는 부모님의 작업대를 바라보며 나름의 리모델링을 시도한 적이 있습니다. 부모님의 키에 맞춰 작업대 높이를 올리고 제작과 포장이 연계될 수 있도록 작업대를 재배치해 작업의 효율을 높였습니다. 제품포장에 대한 강의는 저희 떡집의 포장지 재질과 디자인을 바꾸게 했습니다.

강한 집념 도전정신이 최대 장점

“저 친구는 조용해 보이지만,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유머 있고 활발하더군…” 대학시절 많이 듣던 저에 대한 평가입니다. 흔히 내성적이라는 사람들이 이런 평가를 많이 받습니다. 저의 이런 성격을 180도 바꿔 준 것은 약 2년간의 호주 어학연수 기간입니다. 시드니대학교 테솔(Teaching Course)과정을 이수하기 위해 호주에 첫 발을 내딛었고, 과정 수료 이후에도 해외에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2년간 체류하며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100여장의 이력서를 직접 보내며 시골의 조그만 농장부터 유명 리조트까지 많은 경험을 해보았고, ‘성실함’이라는 세 글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호주에서의 성과는 어학실력과 더불어 집념과 끈기의 도전정신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격의 변화는 매사에 자신감을 갖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현재는 졸업을 앞두고 7월 식품기사 자격증을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식지 않는 열정으로 꿈을 이루고 싶다

철을 만드는 쇳물의 등급은 용광로의 온도에 따라 나눠진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을 말하지만, 그 뜨거움에도 분명히 온도차는 존재합니다. 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위해 뜨거움을 감내하는 쇳물처럼 차별화된 열정으로 스스로를 담금질 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열정을 쏟아내고자 합니다.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하자’보다는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민상 (단국대학교 식품공학과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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