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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코웨이 매출 쑥쑥 '깨끗한 마케팅'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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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쿠첸 압력밥솥 앞에서 선 웅진코웨이 문무경 대표이사. 이 압력밥솥은 올해 시장 점유율 10%를 차지했다.

웅진코웨이는 올해 생활가전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은 물론 쿠쿠홈시스와 같은 중견기업이 자리잡은 생활가전시장에 압력밥솥.가습기 등을 내놔 선전했다.

압력밥솥은 1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 9월 출시한 가습기는 전자 전문점 하이마트에서 가습기 판매 1위 품목에 올랐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 압력밥솥 '쿠첸'은 물의 양.온도.취사 압력 등을 현미밥 같은 잡곡밥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가습기는 항균.정수.청정의 3단계 필터 시스템을 갖췄다. 주력 제품인 정수기.공기청정기에서 얻은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웰빙 마케팅과 접목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올 3분기 매출 771억원에 54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냈다. 분기 실적으론 사상 최대규모였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0% 늘어났다.

지난해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문무경(42)대표이사는 '웰빙 생활가전업체'를 표방했다. 이를 위해 '변화와 도전'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회사 분위기에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서울 을지로의 웅진코웨이 본사 사무실에선 노타이 차림의 문 대표가 직원 자리 옆에 선 채로 얘기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문 대표는 "내가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면 그만큼 시간도 절약되고 솔직하게 보고를 받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거의 매일 저녁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다. 직원들과의 벽을 허물기 위해서다. 처음에 머뭇거리던 직원들도 이제 거리낌없이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이온수기의 기능을 합친 복합제품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먼저 '경쟁사의 이온수기가 우리 정수기 시장을 잠식할 수 있으니, 아예 두 제품을 합치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문 대표는 호기심이 많다. 늘 수첩과 보이스 리코더를 갖고 다닌다.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을 때도, 길거리를 지날 때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왜 저 가게엔 손님이 많은지' 등을 스스로 질문하며 나름대로 생각한 답을 꼼꼼하게 메모한다.

그는 대표이사가 된 뒤로 임직원들에게 경험을 쌓는 기회를 많이 주려고 노력한다. 임원회의에 실무직원을 불러 앉히고 전체간부회의는 임원들이 돌아가면서 주재하도록 했다. 웅진코웨이의 내년 경영 모토는 'TECH(기술)2005'이다. 제조회사의 핵심 역량은 기술력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연구인원을 50명 더 뽑고, 연구개발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문 대표는 "삼성전자.에릭슨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것은 기술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며 "'웅진코웨이'하면 앞선 기술을 금방 떠올릴 수 있도록 회사 이미지를 바꾸겠다"고 내년 경영의 줄거리를 내비쳤다. 웅진코웨이의 매출은 지난해 2650억원에서 올해 3131억원으로 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매출 목표는 4000억원이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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