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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둘러싼 암투 '화장실 유머' 질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코카인보다 51배 강하고 엑스터시보다 51배 자극적인 마약-'.

'51번째주'는 이 '꿈의 마약' POS-51을 둘러싼 암투를 빠른 전개와 유머러스한 설정으로 솜씨있게 요리한 액션 코미디물이다. 마약을 팔아 크게 한탕 하려는 제조업자와 이를 입수해 '도원경'을 맛보려는 거물 중독자, 그리고 거래에 기생해 어떻게든 떡고물을 챙겨보려는 건달들이 2천만달러를 놓고 어지럽게 얽히면서 '최후의 승자'를 가린다는 내용이다.

'처키의 신부''백발마녀전'등을 연출했던 로니 유 감독은 이 과정을 다소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코믹하게 처리했다. 마약으로 위장된 초강력 설사약을 먹고 온 방안을 헤집고 다니며 생리 작용 때문에 곤욕을 치른다거나 허공에 매달아놓은 인질을 어이없는 실수로 컨테이너 박스에 깔리게 만든다거나 하는 식의 '화장실 유머'와 '엽기 유머'가 이 영화를 지탱하는 동력이다.

'허무 개그'풍의 액션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부담 없이 즐길 만하다. 하지만 주인공에게 스코틀랜트 전통 의상인 킬트를 입히고 "영국은 미국의 51번째 주(州)"라며 공공연하게 영국을 비아냥거리는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이 하드''재키 브라운''언브레이커블'등에서 자신의 개성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던 흑인 배우 새뮤얼 잭슨이 캘리포니아 약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신비의 마약 제조 공식을 개발한 엘모 매클로이로 등장한다. 그의 짝패이자 옛 연인 다코타(에밀리 모티머)를 잊지 못해 연연해하는 마음 약한 펠릭스 역을 '풀 몬티'의 영국 배우 로버트 칼라일이 맡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6일 개봉.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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