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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또 다른 당’ 쇄신연대 출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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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민주당 비주류 인사들의 ‘정세균 체제 흔들기’가 공개적으로 시작됐다. 8월 하순 전당대회를 앞두고 세 싸움이 일찌감치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안의 또 다른 당’으로 불려온 ‘민주희망 쇄신연대’는 4일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6∼13일에는 권역별 ‘당원행동대회’도 연다. 4월 8일 천정배 의원 등이 주도해 만든 ‘쇄신모임’이 ‘준비위원회’ 단계를 거쳐 ‘쇄신연대’로 진화한 것이다. 쇄신모임 당시엔 참여 의원이 20여 명 정도였으나 쇄신연대는 집행위원만 51명이다. 석 달간 두 배 이상 세가 불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왼쪽에서 둘째) 등 비주류 인사들이 4일 오후 서울 어린이대공원 돔아트홀에서 ‘민주희망 쇄신연대’ 출범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상임고문에 임명된 정대철 전 의원, 정 의원, 정균환 전 의원, 박주선·추미애 의원. 김영진 의원(맨 오른쪽)은 상임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연합뉴스]

쇄신연대 지도부 격인 상임고문단(10명)에는 정동영·박주선·천정배 의원 등 차기 당 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인사가 망라됐다. 정당의 당무위원 격인 집행위원에는 김영진 위원장을 비롯해 최규식·문학진·이종걸·강창일·장세환·박영선 의원 등이 포함됐다. 대부분 ‘반(反)정세균’을 주창해 온 의원이다.

쇄신연대는 출범선언문에서 “쇄신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당 혁신기구’의 구성도 요구했다.

하지만 정 대표와 측근들은 이날 공식 대응을 피했다. 정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혁신기구 구성은 불필요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쇄신은 평소에 하는 것이지, 전당대회를 앞두고 하는 게 아니다”며 비주류 측이 말하는 쇄신의 ‘진정성’을 의심했다. 주류 측 핵심 당직자는 “당 지도부가 7·28 재·보선에 집중하고 있는데, 세몰이나 하는 게 과연 쇄신이냐”고 불쾌해했다.

◆손학규, 거취 곧 결정=정 대표와 쇄신연대가 정면 대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춘천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대표도 이번 주 내로 전대 출마 문제를 포함한 자신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손 전 대표를 만난 당 인사들은 “곧 춘천 생활을 정리하려는 인상을 받았다. 출마 쪽으로 기울어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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