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이유없이 입장 막아 입장권 갖고도 전야제 못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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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30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에게 아빠 노릇 한번 해보려고 비오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전철을 타고 월드컵 상암경기장 앞 전야제 장소로 향했다. 오후 6시40분쯤 도착해 안내에 따라 줄을 섰다. 그런데 웬일인지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고 예정대로 오후 8시부터 행사가 시작된 듯했다. 초조한 마음으로 계속 줄을 서있는데 오후 9시쯤 "줄 설 필요없어요! 저 앞에는 이미 입장할 수 없게 통제돼 있고 엉망이에요!"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입장권을 갖고도 2시간 이상 비를 맞으며 질서있게 줄을 서서 기다렸는데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해 계속 기다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쪽에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입구쪽으로 뛰어갔고, 경찰들이 입구쪽을 막고 입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내게도 보였다. 줄은 엉망이 됐다. 왜 못들어가게 하는지 물어봤지만 누구도 속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았다. 비를 맞으며 2시간을 질서있게 줄을 선 결과가 이런 것이라니 아들의 얼굴을 보면서 얼마나 미안했는지 모른다.

hong1320·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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