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기업 부채비율 100% 아래로 "투자대신 빚이나 갚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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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소와 코스닥 상장.등록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기업들이 빚을 늘려 투자를 하기보다 돈을 버는 대로 빚 갚는 데 주력한 결과다. 또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져 지난 3분기 상장.등록기업은 1000원어치를 팔아 99원의 이익을 남기는 데 그쳤다. 매출액 대비 이익률이 1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상장.등록기업 560개사의 9월 말 현재 평균 부채비율은 지난 6월 말보다 4.4%포인트 떨어진 98.1%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상장.등록기업의 자산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50.5%로 사상 처음 절반을 넘어섰다.

한은 변기석 경제통계국장은 "기업의 부채비율은 너무 높아도 좋지 않지만 너무 떨어져도 기업활동이 위축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부채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변 국장은 "기업의 투자활동을 가늠케 해주는 유형자산 증가율이 2분기 1.1%에서 3분기엔 0.5%로 떨어진 것도 기업의 투자가 그만큼 부진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기업들이 빚을 많이 갚은 데다 시중금리가 하락한 덕분에 금융비용 부담은 줄었다. 매출액에서 이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인 금융비용 부담률은 2분기까지 1.6%에서 3분기 1.5%로 떨어졌다. 제조업의 만기 1년 미만 단기차입금 비중도 6월 말 53.4%에서 9월 말엔 51%로 낮아졌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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