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자기 기술 최고 브랜드 파워 키우면 세계 정상 시간문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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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한국의 도자기 기술은 이미 세계 일류 수준입니다. 디자인을 더 다양화하고, 전략적인 마케팅으로 뒷받침한다면 세계 초일류 도자기 브랜드가 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1970년부터 29년간 일본의 유명 도자기 회사 '노리다케'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숱한 베스트셀러 그릇들을 만들어낸 디자인 컨설팅사 CS 브라운 & CPD & S의 쓰스이 오사무(62·사진)대표. 지난해부터 행남자기 디자인 고문을 겸하고 있는 그는 중앙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도자기를 높게 평가했다.

-도자기 디자인과 다른 디자인의 차이는.

"도자기 디자인은 '10인치의 예술'이라는 말처럼 협소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형태와 패턴을 디자인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또한 오래 사용하는 물건이라 쉽게 싫증나지 않는 모티브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패션 같은 다른 분야 디자인에 비해 유행의 영향을 덜 받으며 디자인의 생명이 길다."

-한국과 일본의 도자기를 비교한다면.

"요즘 한국 도자기의 품질을 보면 한국인이 도자기 생산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민족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에 있어서는 일본이 훨씬 앞서가고 있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유명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한국 도자기 업계의 숙제다."

-두 나라 식기 문화에 차이점이 있다면.

"일본에선 도자기가 생활 식기로 뿌리내려 음식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도자기를 볼 수 있다. 반면 한국에선 도자기 사용이 일반적이지 않다. 식당이나 가정에서 도자기 사용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좋은 도자기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그릇을 가볍게 두드렸을 때 맑은 금속성 소리가 나는 것, 표면이 매끄럽고 감촉이 좋은 것, 앞·뒷면에 흠이 없는 것, 밝은 빛에 비춰 봤을 때 그릇을 통해 손가락이 보일만큼 투광성이 좋은 것 등이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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