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백가쟁명:써니리] 너희가 '페북'을 알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축구선수 박지성이 나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해온 것이다. 나를 '알아봐준' 그에게 황홀하고 황송한 마음으로 '인증샷'을 증거로 남겼다 (사진).

그는 현재 1,300명이 넘는 지구 곳곳에 있는 나의 페이스북 친구중 한 명이 되었다.

페이스북 열기가 심상치 않다. 한국인들이 줄여서 '페북'이라고도 부르는 이 쇼설네트워크 사이트에는 리카이푸 전 구글 중국사장등을 비롯한 경제계인사들도 있고, 제이미 플로쿠루즈 (Jaime FlorCruz) CNN 베이징지국장 등 언론인들도 있으며, 정동영 국회의원 등 정치인도 있다. 최근에는 한덕수 주미대사하고도 '페북' 친구가 되었다. 안면이 있는 중국교수가 요즘 무슨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그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단상을 보면 짐작이 간다.

국제위기그룹 베이징사무소 대표인 스테파니가 베이징에 있는지 브뤼셀에 출장갔는지도 페이스북을 보고 안다. 서울에 있는 나의 군대동기 친구 딸의 이름을 까먹었다가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그의 글을 보고 그에게 전화할 때 일부러 딸의 이름을 대며 '관심'을 과시하기도 했다.

Scott Snyder 등 한반도 전문가들이 쓰는 보고서도 그가 바로 페이스북에 올리기 때문에 훑어보기 편하다. 삼성및 한국의 많은 직장인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각종 스터디그룹을 운영하고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한다.

이럴 정도니 이제 '페북'을 모르면 누구말대로 문명 '폐인'이 될 지도 모른다.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은 대부분 '트위터'도 함께 사용한다.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젊은층을 투표장으로 몬 것도 트위터였다. 그러자 그 주에 청와대가 바로 트위터를 개설했다. 천안함사태가 트위터 상에서 활발하게 토론의 대상이 되자, 국방부도 트위터를 개설하고 거의 실시간으로 각종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이제 민심을 읽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되었다. 어제 저녁엔 미국 하원 소속 마이클 혼다 의원이 타운홀 미팅을 가지고 전에 페이스북을 시민들로 부터 통해 미리 질문을 받는다는 공고도 보았다. 둘 다 중국 인터넷에서는 막혀 있는 사이트지만,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 직원, 외교관, 유학생, 언론인 등 많은 이들이 제한 받지 않는 프로그램 (VPN)을 다운로드 받아 여전히 이용하고 있다.

써니 리 (boston.sunny@yahoo.com)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보내드리는 뉴스레터 '차이나 인사이트'가 외부 필진을 보강했습니다. 중국과 관련된 칼럼을 차이나 인사이트에 싣고 싶으신 분들은 이메일(jci@joongang.co.kr)이나 중국포털 Go! China의 '백가쟁명 코너(클릭)를 통해 글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