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강화 진두지휘 … ‘정의선식 경영’ 시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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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정의선(40·사진) 현대자동차 총괄 부회장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조직을 바꾸고 외부 인재를 스카우트하면서 ‘정의선식 경영’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내부 발탁보다는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조직의 변화와 새로운 리더십을 추구하고 있다. 그동안 그는 고위 임원 인사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6월 현대차의 조직 개편을 직접 지휘했다. 글로벌 영업본부를 국내영업본부와 해외영업본부로 나눴다. 지난해 1월 금융위기 여파로 국내외 판매가 급감하자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국내·해외를 합쳤던 것을 1년6개월 만에 제자리로 돌려 놓으면서 마케팅을 강화한 것이다. 신설된 해외마케팅실장에 임병권 글로벌전략2팀장을 상무로 승진, 발령했다. 또 판매 지원 강화를 위해 국내 마케팅실과 상품팀을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서울 계동 국내영업본부로 옮겼다. 기아차에서 데려온 마케팅 및 상품 관련 임원들도 이번에 상당수 교체했다.

이와 함께 해외마케팅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전무)에 조원홍(46) 전 모니터그룹코리아 대표를 스카우트해 8월 1일자로 발령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8월 기아차 사장에서 현대차 총괄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마케팅 인력 보강을 가장 우선순위로 지시했다. 그는 현대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마케팅은 아직까지 가격이나 성능 중심의 홍보 차원에 머물러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질책했다. 브랜드 가치를 키우는 전략적 마케팅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본사에서 관여해오던 해외 마케팅의 상당 부분을 현지법인으로 이관했다.

이 같은 조직 변경과 인재 스카우트와 관련, 김용환(53) 기획총괄 부회장이 정 부회장을 돕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06년 기아차 유럽법인장 시절, 전 아우디 디자인 수석인 피터 슈라이어를 기아차 디자인담당 부사장으로 스카우트한 주역이다.

신임 조원홍 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현대차에 입사, 해외영업 및 기획실에서 일했다. 9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로 유학을 떠났고 99년 경영학석사(MBA)를 마친 뒤 부즈알렌 해밀턴 컨설팅에 입사했다가 이듬해 모니터그룹코리아로 옮겨 2007년 대표에 올랐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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