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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축구의 '명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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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잉글랜드 축구의 특징은 폭발적인 공격력에 있다.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부터 잉글랜드는 유럽 지역 예선 여섯 경기에서 무려 16골(평균 2.7골)을 몰아넣었다.

공격의 선봉에는 물론 마이클 오언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지만 그를 득점 기계로 만드는 힘은 바로 튼튼한 허리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잉글랜드 축구가 우승후보 1순위팀인 프랑스·아르헨티나·이탈리아 등과 비교해 유일하게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미드필드로 꼽는다.

그라운드의 야전 사령관 데이비드 베컴을 비롯, 폴 스콜스·키어런 다이어·조 콜 등 신·구 조화를 이룬 공격형 미드필더와 세계 최고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수비형 미드필더 스티븐 제라드 등이 포진한 허리는 공격과 수비를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특히 베컴과 스콜스의 역할은 지대하다. 두 선수는 전방에 찬스를 내주는 것뿐 아니라 게임 전체의 완급을 조율하며 세트플레이와 중거리슛을 통해 직접 골을 넣으며 공격 루트를 다변화해 상대 수비를 괴롭힌다. 유럽 지역예선에서도 두 선수는 각각 세 골과 두 골을 넣으며 팀내 득점 2,3위에 올랐다.

불을 붙이는 역할은 1백m를 10초대에 주파하는 '초특급 공격수' 오언과 '파워 포워드' 에밀 헤스키가 맡는다. 이들은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에서도 투톱으로 활약하고 있어 말없이도 모든 게 통하는 환상의 콤비다.

여기에 지난 3월 네덜란드와의 평가전에서 기막힌 시저스킥 골로 A매치 데뷔골을 장식한 신예 다리우스 바셀이 가세해 한층 힘을 더하고 있다.

1998년 월드컵 예선부터 센터백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솔 캠블과 신예 리오 퍼디낸드가 지키는 수비 역시 독일과 그리스 등 막강 팀들을 상대로 예선 여덟경기에서 여섯골(평균 0.8골)만 내주는 철벽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잉글랜드는 최근 '부상'이라는 복병을 만나 긴장하고 있다.토니 블레어 총리까지 우려를 나타냈을 만큼 잉글랜드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던 베컴의 부상을 시작으로 최근 제라드마저 쓰러졌다. 제라드는 결국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지난주에는 부동의 왼쪽 공격수인 스티브 맥매너먼을 버리고 엔트리에 넣은 키어런 다이어마저 그라운드에서 실려나갔다. 후반용 공격수 로비 파울러와 수비수 캠블도 부상 중이다. 베컴과 다이어는 본선에는 뛸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컨디션과 감각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여기에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선수관리가 잘못됐다며 코칭 스태프를 질책하고 있어 팀 분위기는 침체된 상태다.

서귀포=전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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