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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사이버 게릴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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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체사상 선전 내용이 문제가 돼 우리 정부 당국이 지난달 차단한 북한 김일성방송대학 인터넷 강의 사이트를 놓고 정부와 북한 당국이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22일 한때 접속이 가능했다가 본지가 취재를 시작한 이후 정부의 조치로 다시 차단됐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국정원과 경찰의 요청에 따라 지난달 17일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긴급 차단한 사이트"라며 "북한 또는 친북 사이트가 차단조치 후 동일한 인터넷 주소로 서비스를 재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숨바꼭질을 벌이는 것은 정부 당국이 김일성방송대 사이트의 IP(인터넷 프로토콜)를 차단했지만 북한이 수시로 IP만 다른 것으로 바꾸면서 사이트 주소를 그대로 사용해 이 주소로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일일이 새 IP를 추적하며 차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인터넷 중단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북남관계의 전면 파괴로 간주해 책임을 엄격히 계산할 것"(조평통 서기국 보도)이란 입장을 밝히는 등 반발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다른 친북 사이트와 달리 북한 당국이 직접 운영하는 김일성방송대 강좌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풀이했다.

북한은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 등 강좌를 보완하고 김정일 찬양 문헌을 추가로 게재하는 등 이 사이트 내용을 보강했다. '12월 22일 강의 과목'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혁명역사'등을 올렸다. 또 주체사상 학습강좌를 음성파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코너도 늘렸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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