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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마케팅' 불붙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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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최경주 선수가 미국 PGA 투어에서 우승하자 관련업체들이 바빠졌다.

'최경주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업체들은 타이거 우즈가 우승하면 미국 나이키사의 골프용품 매출이 20~40% 뛴다는 '우즈 효과'의 한국판을 꿈꾸며 마케팅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최경주 마케팅'시동=슈페리어는 崔선수가 무명이었던 1996년 일찌감치 후원을 시작했으며 올해 초에는 3년간 약 15억원을 지원하기로 계약했다.

'슈페리어'는 78년 국내에선 최초로 선보인 골프의류 브랜드. 초기에는 활발한 마케팅을 펼쳤으나 '잭 니클라우스' '아놀드 파머' 등 외국 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한 80년대 중반 이후 위축됐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광고까지 중단하고 유통기반을 확충하는 등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崔선수의 쾌거는 슈페리어의 마케팅 전략을 통째로 바꾸고 있다. 송재영 마케팅 담당 이사는 "호기가 마련된 만큼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광고를 재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페리어는 현재 의류를 구입하는 전고객에게 崔선수의 사인이 새겨진 골프 티셔츠를 증정하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최경주 전담팀'을 구성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시장 진출을 위한 계획도 수립 중이다.

골프채 사용계약을 한 테일러메이드 코리아도 '최경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2백70억원의 매출 실적을 올렸으나 올해는 崔선수 덕에 인지도가 올라가 5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골프의류 기획전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박세리 선수가 98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을 당시 골프용품 매출이 12~15% 급증했다"고 말했다.

◇장기적 전략 필요=崔선수의 우승 이후 일부에서는 라운딩 장면이 노출된 방송시간의 광고단가를 계산해 광고효과가 수억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업 광고와 스포츠 경기에서의 브랜드 노출을 비교하기 힘들며 직접적인 매출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아스트라 관계자는 "박세리 선수가 옷을 입고 여러번 우승했지만 미주지역에서 매출 증대로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함께 실질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전략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스포츠마케팅코리아 김도균 이사는 "나이키의 성공 이면에는 제품과 스포츠 스타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이를 소비자와 일체화시키는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며 "소극적인 홍보효과에만 매달릴 경우 단기적인 매출 증가에 머무르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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