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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연주자와 직접 만나 대화하는 최상류층의 사교 모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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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호 28면

23일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현대카드 최우수 고객(VVIP) ‘블랙’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음악회가 열렸다.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무대에 올랐다.

미국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43)이 단 260명을 위해 200년 역사의 바이올린을 들었다. 오래된 바이올린에서 나오는 가늘고 섬세한 선율은 서울 남산의 밤하늘을 낭만으로 가득 채웠다. 관객은 대한민국 0.02%의 최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었다. 23일 오후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현대카드의 ‘타임 포 더 블랙’ 행사다. 중앙SUNDAY가 단독으로 취재했다.

대한민국 0.02%를 위한 현대카드 ‘타임 포 더 블랙’ 음악회

“영혼을 울리는 선율 속으로 모시겠다”는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막이 오르자 벨은 모차르트·멘델스존·베토벤을 넘나들며 감미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올해로 창립 52년을 맞은 영국의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가 협연했다. 관객 수가 제한된 작은 음악회였던 덕분에 뒷자리 관객에게도 열정적으로 바이올린 활을 놀리는 연주자의 일거수 일투족이 훤히 보였다. 연주가 절정에 이르자 벨의 이마에는 구슬땀이 송송 맺혔다.

현대카드 정유진 과장은 “무대에 오른 악기의 가격을 모두 합치면 약 500억원”이라고 귀띔했다. 벨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제작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1713년 만든 것으로 가격이 400만 달러(약 48억원)나 되고, 40여 명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사용하는 악기도 평균 10억원을 호가하는 고가품이란 설명이다.

콘서트 직후엔 연주자도 참석하는 파티가 이어졌다. 평소 사진으로만 보던 세계적 연주자를 가까이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누구라도 벨이나 오케스트라 악장에게 다가가 공연에 대한 감상을 나눌 수 있었다. 벨은 관객의 열광적 반응에 만족스러웠는지 “환상적”이란 감탄사를 되풀이했다. 그는 즉석에서 펜을 들어 자신의 앨범에 사인해 나눠주기도 했다. 수려한 외모로 ‘꽃미남’이란 말을 듣는 벨과 개별적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았다. 벨은 세련된 매너로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일일이 촬영을 위한 자세를 취해줬다.

이날 행사는 일반 음악회와 달리 비싼 돈을 내고 표를 산다고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다. 현대카드의 최우수 고객(VVIP) ‘블랙’ 회원 중 초청장을 받은 사람만 입장이 가능했다. 블랙은 연회비 200만원의 최고급 신용카드로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지위 등을 엄격하게 따져 회원 가입을 받는다. 재벌 2세라도 나이가 어리거나 사회적 지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심사에서 떨어질 정도다. 블랙 회원들의 모임인 ‘타임 포 더 블랙’은 대한민국 최상류층의 사교 클럽인 셈이다. 회원 수는 최대 9999명으로 제한돼 있으며, 출시 5년이 넘었지만 가입자는 2000여 명에 불과하다.

파티 참석자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만한 대형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와 공기업 사장 등이 눈에 띄었다. 정 과장은 “회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절대로 실명은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은 “회원 중에는 음악 평론가 못지않은 안목을 지닌 분이 많다”며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회원들의 까다로운 귀를 만족시킬 수 있을지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행사 준비를 총괄한 박세훈 현대카드 전무는 “‘타임 포 더 블랙’은 이번이 11번째”라며 “회원들의 다양한 문화적 관심을 충족하고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전에는 루이뷔통 CEO 강연, 크리스티 예술품 경매 프리뷰, 제시 노먼과 사라 장의 프라이빗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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