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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300㎜ 호우땐 금강산댐 붕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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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1면

"50년 빈도(시간당 1백㎜ 강우량이 3시간 이상 지속)의 홍수가 날 경우 금강산댐은 붕괴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관계기사 5면>

1일 강원도 화천군 평화의 댐 현장에서 만난 한국수자원공사 고위 관계자는 "인공위성 사진으로 본 결과 함몰 부위가 의외로 컸다"며 "흙으로 만든 댐인 만큼 일시에 비가 많이 올 경우 함몰 부위가 확산돼 자칫 붕괴에 이를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1981년 9월 전남 장흥에서 하루에 5백47㎜, 87년에는 충남 부여에서 하루 5백17㎜의 비가 내리는 등 우리나라는 여름철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해 홍수 위험이 크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금강산댐이 설령 무너진다 해도 평화의 댐과 화천·춘천댐으로 막을 수 있어 서울 등지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다만 평화의 댐 위로 물이 넘쳤을 때 댐이 붕괴되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금강산댐이 붕괴할 경우 평화의 댐으로 초당 10만~20만t의 수량이 쏟아져 들어올 것인데, 현재 평화의 댐으로는 이 유입량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평화의 댐 제방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공사를 한 뒤, 평화의 댐에서 넘친 물을 화천·춘천댐 등에서 소화하는 게 최선이라는 것. 그러나 정부는 아직 평화의 댐에 어느 정도 보강공사를 해야 금강산댐 붕괴여파를 견딜 수 있을지 조사도 끝내지 못한 상태다.

강원도 양구군의회 최형지 의원은 "지난 1월 금강산댐에서 엄청난 흙탕물이 쏟아진 이후 건설교통부에 여러 차례 진정을 했으나 '모른다'는 대답이 전부였다"고 주장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전문가들을 동원해 다각적인 진단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금강산댐의 안전문제에 관한 공동조사를 허용하지 않을 경우,금강산댐 붕괴에 대비해 평화의 댐 높이를 현재 80m에서 30~40m 더 높이는 2단계 공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화천=신혜경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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