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씨 '전방위 의혹' 밝힐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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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1일 검찰에 소환되는 권노갑(權魯甲)전 민주당 고문은 최근 1~2년 새에 불거진 각종 권력형 비리 사건 때마다 '권력 실세'나 'K'라는 이니셜로 관련 의혹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權전고문은 '사실무근'이라고 맞받아치며 자신을 향한 의혹의 시선을 물리쳐 왔다.

검찰은 진승현씨에게서 받은 5천만원과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 후보 자금 지원은 물론 정치자금 비리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 의지를 밝히고 있다.

權전고문을 둘러싸고 소문만 무성했던 의혹들이 벗겨질 수 있을지 검찰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검찰 소환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진승현 게이트에도 權전고문의 연루 소문은 일찌감치 나돌았으나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방림 의원의 1억원 수수 혐의가 밝혀지면서 도마에 다시 올랐다가 마침내 본인의 5천만원 수수 혐의가 검찰에 포착된 것이다.

權전고문은 2000년 11월 정현준 게이트가 터졌을 때는 鄭씨의 동업자였던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정·관계 로비 창구였던 오기준씨의 신양팩토링 창업식에 화환을 보낸 것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당시 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은 鄭씨 사건의 배후 인물로 실명으로 權전고문을 거론했으나 吳씨의 해외 도피로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權전고문은 또 지난해 9월 이용호 게이트에서는 李씨의 장인인 최갑수씨에게서 로비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崔씨 역시 해외로 도피, 검찰 수사는 흐지부지됐다. 야당은 당시 權전고문을 지목해 "모든 벤처·금융 비리 배후에는 현 정부의 정치자금 창구인 K씨가 있다"고 주장했다.

權전고문은 최근 불거진 최규선 게이트에도 등장했다. 崔씨를 특보로 활용했으며 보좌관 文모씨가 崔씨에게서 고급 승용차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또 검찰 조사를 피해 잠적한 김희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도 權전고문의 개인 비서를 지냈다. 崔씨의 전 비서 천호영씨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權전고문의 아들이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취업할 때 崔씨가 도움을 줬음을 시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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