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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덕의 13억 경제학] 중국경제 콘서트(2) 개도 돌아보지 않는 맛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월요일 '중국경제학 콘서트' 첫 회(결국 중국탓인가?)를 열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와 주셨네요. 감사합니다. 핸드폰 소음(악플)이 울리기도 했습니다. 공연장에서는 핸드폰 꼭 꺼주세요.

독자께서 '비교우위'를 언급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유럽이나 중국 모두 비교우위를 가진 쪽으로 특화해야지요. 문제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비교우위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오늘 텐진(天津)이야기의 주제가 바로 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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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고뿌리(狗不理)'라고 아세요? 텐진에 있는 유명한 만두집입니다. '不理'라는 중국어의 뜻은 '쳐다보지도 않는다','무시한다'라는 뜻입니다. '狗'가 '개(멍멍이)'니까, 결국 '狗不理'는 '강아지도 돌아보지 않는다'라는 뜻이네요. '얼마나 맞있기에 강아지도 돌아보지 않고 먹나'라는 말이 나옵니다. 정말 독특하고 맛있습니다.

1858년 청(淸)나라 함풍제 시절, 텐진 근교에 한 아이가 태어납니다. 아버지 나이 40살에 얻은 귀한 자식이었습니다. 애지중지, 얼마나 이뻤겠습니까. 가오궤이요우(高貴友)라는 이름을 붙여줬습니다. 그리고는 아호를 '狗子'라고 했습니다. '강아지'라는 뜻이지요. 우리나라 어른들도 이쁜 아이를 보면 '아이구 내 강아지'라고 하잖아요. 중국 사람들 에게도 '狗子'는 애칭이었나봅니다(아니면 탈없이 크라고 속된 이름을 붙여줬는지도 모르지요).

어쨌든 녀석이 잘 큽니다. 14살 때 그가 텐진으로 나옵니다. 만두집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손재주가 좋았답니다. 만두 만드는 데 흥미를 느꼈고요. 그는 어깨너머로 만두 만드는 것을 훔쳐 배웠습니다. 혼자 남아 연습도 해보고요. 만두공부 3년, 그가 자기만의 독특한 만주를 개발합니다. 만두 속 고기와 야채의 비율을 달리한 겁니다.

독립합니다. '德聚號'라는 만두집을 냈습니다. 대박이었답니다. '狗子'가 만든 만두가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쏟아지는 손님으로 '狗子'는 눈 코 뜰 사이가 없었답니다. 손님들이 아무리 불러도 대답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말이 나왔다는 군요.

'狗子賣包子, 不理人'('狗子'가 만두를 만들 때에는 사람을 쳐다보지도 않는다)
그 말에서 '狗不理'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원래 상호보다는 '狗不理'라고 부르게 됐습니다. 아예 상호를 '狗不理'로 바꿨지요.

청나라 말기 텐진에서 꿍꿍이 속을 키우던 원세계(袁世凯)가 그 맛에 반합니다. 서태후에게 고뿌리 만두를 바치지요. 미식을 즐기던 서태우는 만두맛을 보고는 '야,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만두 처음 봤다'며 대 놓고 먹게 되지요. 고뿌리 만두가 베이징, 화북지역, 그리고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는 계기였습니다.

고뿌리는 지금 식당 체인그룹이 됐습니다. 국제화도에 적극적이어 해외에도 점포를 냈다는군요. 강남 어딘가에 고뿌리점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아시는 분 위치가 어딘지, 맛이 어떤지 댓글로 남겨주세요.

스토리텔링의 시대입니다. 모든 서비스업체들은 내 상품에 스토리를 만들어 팔아야 하는 시대입니다. 특히 관광분야는 더 그렇습니다. 무릇 모든 관광상품은 스토리가 있어야 살아나는 법입니다. 고뿌리가 그랬듯 말입니다.

아이구, 너무 서론이 길었어네요.
고뿌리 만두 실컷 먹었으니 이제 취재 가야할 시간입니다.

텐진 빈하이(濱海)신구라는 곳이 있습니다. 경제개발구입니다. 텐진시정부는 '상하이에 푸둥(浦東)이 있다면 텐진에는 빈하이가 있다'라며 빈하이신취를 띄웁니다. 제눈에 보기에 푸둥을 잡으려면 '하세월'이겠지만 말입니다.
그곳에 '에어버스'공장이 있습니다. 일반인의 투어도 허용합니다.

에어버스 공장이 어떻게 이곳에? 그 내력은 이렇습니다.

중국은 한 해 항공여객 수요가 약 9% 속도로 증가합니다. 경제가 발전하니 당연한 얘기지요. 문제는 비행기입니다. 이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한 해 비행기 약 148대를 사들여야 합니다. 제 추산이 아닙니다. 미국 보잉사의 통계입니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 10여년 동안 매년 130~150대의 비행기를 사들였습니다.

글이 길어집니다.
본격적인 주제는 아직 들어가지도 못했네요.
돌아오는 월요일 글을 이어 올리겠습니다.


*졸저 '중국증시 콘서트'가 잘 팔려나가고 있답니다. 여러분의 독자여러분의 성원이 있기에 가능했던 읿니다. 한 독자께서 댓글을 통해 양치(央企)관련주 리스트를 찾을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 사이트(http://wenku.baidu.com/view/3c564a8102d276a200292e60.html)에 들어가시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AH프리미엄지수 찾는 법도 요구하셨습니다. 이 사이트(http://hkquote.stock.hexun.com/urwh/gglb/4.shtml)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계산방법이 달라 책 내용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책을 읽으시다가 댓글로 문의를 하시면 기꺼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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