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9단,170의 급습으로 승세 확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제8보 (166~190)=많은 손해를 봤지만 아직은 계가바둑이었다. 그러나 전보의 마지막 수인 흑가 최후의 패착이 됐다. 이 부근은 흑 모양이 몹시 엷어 지뢰밭을 걷듯 조심해야 하는 곳. 따라서 흑이 둔다면 흑가 아닌 176자리의 마늘모가 고작이었다. 그러나 끝내기에서의 연속 실수로 속이 끓어오른 睦6단은 눈감고 돌진하듯 흑까지 내달렸고 내친 김에 167의 선수도 해치웠다.

曺9단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170으로 배후를 급습했다. 174에 흑이 바로 받으면 너무 쉽게 수가 난다. 그래서 175로 늦췄으나 176에 찌르자 또 응수가 없다.

'참고도1'처럼 넘어가면 백2로 끊겨 흑이 망해버린다. 부득이 177로 물러섰으나 178로 허리가 동강나 만사는 끝났다.

179부터 睦6단은 마지막 시빗거리를 찾아 나섰으나 이미 역부족이다. 187은 실패를 깨닫고 옥쇄하려는 수.

曺9단이 188, 190으로 포위하자 睦6단은 돌을 던졌다. '참고도2'흑1로 나와 끊어도 백6이나 A에 두기만 해도 안된다.

끝내기에 접어들 무렵만 해도 흑의 필승이라고 믿었던 바둑이었는데 초읽기에 몰리면서 허망하게 역전되고 말았다.

박치문 전문위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