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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산업중심지 울산 : 잔디구장만19곳 '축구도시'자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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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산 업도시에서 문화·스포츠·관광 중심지로…. 세계적 자동차·조선·석유화학공업 도시인 울산시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업그레이드를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경제·문화·시민·환경 월드컵을 치른다는 전략 아래 사실상 모든 준비를 끝내고 마무리 점검을 벌이고 있다.

예선 두경기와 8강전 등 모두 세차례 경기를 치를 문수경기장과 시가지에는 참가국 국기와 월드컵 광고 등 6천여개의 깃발이 봄바람에 펄럭이며 세계의 축구팬들을 손짓하고 있다. 시는 월드컵 때 브라질과 스페인의 선수단·보도진 1만5천여명을 비롯해 6만여명의 관광객이 울산을 방문, 흑자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의 월드컵 투자 비용은 경기장·도로 건설비 1천8백억원을 포함, 모두 2천7백40억원. 그러나 경제적 파급효과는 투자지출 6천2백7억원과 소비지출 2천8백56억원 등 총 9천63억원에 이른다는 게 시의 분석이다.

◇문화·축구도시 부푼 꿈

한반도의 중추인 백두대간의 남단에 자리잡은 울산은 연중 온난한 해양성 기후로 예로부터 살기좋은 곳으로 소문났다. 동해와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 자락에서 나오는 농·수·축산물 등 먹을거리가 풍성해 선사시대부터 촌락이 형성됐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와 천전리 각석(국보 147호)을 비롯한 보물·사적·천연기념물과 유·무형문화재 등도 널려 있다. 현대중공업·현대자동차·SK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공장이 있어 지난 40여년간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국내 공업생산액의 12%를 차지하고 있다.

덕택에 시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규모가 1만7천5백달러로 우리나라 평균 8천50달러의 2배 수준이다. 프로축구단 현대 호랑이팀을 포함한 2백20여개의 남·여 축구클럽이 활동 중이고 19개의 잔디구장이 갖춰진 축구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라틴공연 한마당

월드컵 기간 중 '울산의 불꽃,세계의 빛'을 주제로 ▶암각화 퍼포먼스▶록 페스티벌▶거리 퍼레이드▶불꽃놀이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

울산지역 고유 설화인 '처용'을 주제로 한 대형 뮤지컬 공연이 눈길을 끈다.임영웅(연출)·차범석(각본)·최청자(안무)·박동우(무대미술)씨 등이 참여하고 남경주(처용)·강부자(처용 어머니)씨가 주연을 맡아 다음달 27일부터 사흘간 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이 뮤지컬은 울산을 대표하는 공연물로 만들어 2005년까지 순회 공연될 예정이다.

5월 31일 전야제에서 거리 퍼레이드, 참가국 민속공연, 울산의 전통문화공연 등이 펼쳐진다. 경기가 열리는 6월 1·3·21일에는 경기장 주변 월드컵플라자에서 국내외 민속공연,'물과 불의 축제' 등이 이어진다.

또 울산대공원의 월드빌리지에서는 정열의 상징인 라틴문화를 울산의 향토문화와 접목시킨 '울산 라틴축제'를 즐길 수 있다.

6월 7일부터 15일까지 문화예술회관에서는 '국제 조각, 여기는 2002전'이 개최된다. 이 전시회에서는 외국 유명 조각가 1백여명과 국내 조각가 45명이 출품한 구상·비구상 작품 1백6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빅 크라운' 문수경기장

문수경기장은 지난해 4월 28일 개장기념 경기에 참가한 브라질 보타포고팀의 클레멘테 감독으로부터 "세계 축구계의 보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최근 일본에서 출간된 '월드컵 실용관전 가이드'에서는 문수경기장을 한·일 월드컵 구장 20곳 중 최고로 꼽았다.

조명을 비추면 왕관을 닮았다고 해서 '빅 크라운(Big Crown)'이라는 애칭이 붙은 문수경기장은 울산시 남구 옥동 일대 27만6천여평에 지하 2층, 지상 3층(연건평 2만5천여평)규모로 세워졌다.

축구전용구장인 주경기장(4만3천6백6석)과 보조경기장(2천5백90석)을 비롯, 야외공연장·호수공원·전망광장·분수대 등이 조화를 이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비상시 모든 관중이 3분50초 이내에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허상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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