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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지수 편입 불발 … 별 영향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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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예상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 MSCI 선진지수 편입 불발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이다. 일찌감치 올해 편입이 어려울 것으로 짐작해 왔기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얘기다. 현대증권 김철민 연구원은 “이미 시장 참여자들은 편입 무산을 예상하고 있었다”며 “한국뿐 아니라 대만도 신흥시장 지위를 유지키로 결정해 국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 꼬리보다 닭 머리가 낫다’. 실리 면에서는 ‘뜨는’ 신흥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빼지 않는 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말도 함께 나온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투자자금이 선진시장에서 신흥시장으로 옮겨가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흥시장 내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21개국으로 구성된 신흥시장 지수 내 한국 증시의 비중은 지난해 말 12%에서 현재 13.5%로 늘었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시장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 우리 입장에선 크게 손해 볼 게 없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심재엽 투자전략팀장도 “이미 한국은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의 지수에선 선진시장에 편입돼 있는 만큼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양쪽에 한 발씩 담그고 있는 게 전략적으로 낫다”고 지적했다.

당초 증권가에선 선진지수 편입 시 100억 달러 이상의 신규 자금이 우리 증시로 들어올 것이란 예상이 나왔었다. 신흥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투자자금 규모보다 선진시장 지수를 따라가는 펀드의 규모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자금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것은 편입 발표 이후 1년 뒤 실제로 지수에 편입될 즈음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올 들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은 선진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보다는 국내 기업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실망감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증시 수급이 꼬이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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