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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새 명물 쌈지길 전통·현대 숨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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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쌈짓돈이 주머니 돈'이라는 옛 말이 있다. 네 것 내 것 가릴 것 없이 한 집안 식구의 것이라는 뜻이다. 전통 문화와 미술의 동네로 꼽히는 서울 인사동 거리에 이렇듯 우리 모두가 한 가족처럼 즐길 수 있는 문화장터가 생겼다. 18일 문을 여는 '쌈지길'이다.

'쌈지길'(대표 천호선)은 1999년 인사동의 터줏대감으로 여겨지던 고미술.공예.배접(표구) 가게 등 '열 두 가게'터가 개발 바람에 밀려나 사라질 위기에 몰리면서 그 대안으로 탄생했다. 골목 골목 정겨운 이야기를 품고 있던 인사동 옛 동네의 전설이 사라진다는 아쉬움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천호균(쌈지 사장)씨는 패션.잡화에서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선보였던 감각을 살려 전통과 현대가 만나 살아숨쉬는 가게를 끌어모았다.


건축가 최문규씨가 설계한 대지 450평 연면적 1300평의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에는 아원공방.동서표구.예성서각 등 옛 터에 서 있던 가게와 함께 '쌈지'의 생활공예점 '숨'과 전통민화를 현대화한 '팔짜', 전통 한지공예가 장용훈씨의 '장지방', 금속공예가 김승희씨와 섬유미술가 이성순씨의 가게, 서울시 무형문화재 전시판매장 등 일흔 두 개 상점이 들어섰다.

'쌈지길'은 특이한 건축 공간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다. 150평 남짓한 가운데 마당(중정)을 둘러 500m 길이의 통로를 죽 따라가면서 가게를 구경하다 보면 하늘공원에 다다르게 돼 저절로 인사동을 즐길 수 있는 한가롭고 쾌적한 전망대가 되고 있다. 18일 오후 1시부터 '쌈지길'개관을 기념하는 행위예술.무언극.길놀이가 펼쳐지고 손님 1000명에게 비빔밥을 돌린다. 02-736-0088(www.ssamziegil.co.kr).

글=정재숙,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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