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雪原 뒤덮는 찡한 가족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7면

'스노 독스'(원제 Snow Dogs·사진)는 자녀들과 함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다. 그런 만큼 교묘한 플롯이나 심오한 내용 같은 건 기대할 바 아니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스크린에 마음을 맡기고, 새로움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볼 때는 그럴 듯한 감동에 젖어드는 경쾌한 작품이다.

미국 마이애미의 짙푸른 바다와 알래스카의 순백색 설원이 교차하고, 문명의 번잡함과 자연의 순수함이 대비된다.'출생의 비밀'이란 드라마의 고전적 소재가 등장하고, 부모·자식간, 연인간 사랑이란 '양념'이 겹쳐진다.

영화의 주인공은 흑인 배우 쿠바 구딩 주니어.'제리 맥과이어'로 아카데미 남우 조연상을 받았던 그의 연기력과 최근 할리우드에 몰아친 흑인 배우 폭풍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맡은 배역은 마이애미의 잘 나가는 치과 의사인 테드. 어느 날 알래스카에서 날아든 친모(親母)의 유언장을 받고 '설국'으로 날아간다. 알고 보니 그는 입양아였던 것. 영화는 이같은 가족 관계를 바닥에 깔고 알래스카의 시원한 눈썰매 경기를 듬뿍 보여준다. 테드가 휘몰아치는 눈발을 뚫고 나가며 생명을 잃을 위험에 처한 생부를 구조해내는 장면이 클라이맥스다.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개들의 연기. 이미 개를 소재로 한 '베토벤'(1992년)을 만들었던 브라이언 레번트 감독의 전력(前歷)이 확인된다.'달마시안 101' 같은 한바탕 대소동이 일어나진 않지만 눈썰매를 끌고가는 여덟마리의 개는 이 영화의 조연급 주연임에 틀림 없다. 19일 개봉. 전체 관람가.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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