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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몰도 테마파크도 夜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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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난 4일 오후 9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1만2천여명의 입장객들은 '문라이트 어드벤처'라는 레이저 그래픽 쇼를 감상하고 있었다. 12개의 불기둥이 동시에 허공으로 쏘아 올려지는 화산 폭발 장면, 특수 레이저 기술을 이용한 별똥별 떨어지는 모습 등이 15분간 계속됐다. 이날 레이저쇼는 에버랜드가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외 야간 관람객들을 끌어 들이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 평일 야간 개장도 예년보다 3개월 가량 앞당겼다.

레저·유통·외식업체들이 밤에 국내외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각종 이벤트와 행사를 만들고 있다. 이른바 '나이트(Night) 모드(Mode) 마케팅'이 시작된 것이다.

◇밤을 밝히는 테마파크=에버랜드가 야간 개장을 실시한 지난달 23일부터 31일까지 입장객은 22만명으로 지난해(16만명)보다 40%나 늘었다. 에버랜드는 멀티미디어 쇼뿐만 아니라 테마형 뮤지컬, 야간 퍼레이드 등을 펼치며 각종 먹거리와 즐길 거리 등을 준비했다. 조창행 상무는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때 한국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좋은 테마파크 밤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내달부터 더 많은 이벤트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월드도 외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채로운 야간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있다. 롯데월드는 오후 7시30분부터 10시까지 ▶브라질·미국 등 8개국의 축제를 선보이는 월드 카니발 퍼레이드 ▶국내외 유명 가수의 뮤직 비디오를 패러디한 뮤직 비디오 쇼 등을 벌이고 있다. 롯데월드는 외국인 유치를 위해 2000년 5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고, 곧 상하이 등에도 사무소를 열어 판촉에 나설 계획이다.

서울랜드도 내달부터 매일 야간개장을 한다. 서울랜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튤립·팬지 등 꽃들을 곳곳에 심고 야간에는 레이저 빔 쇼와 공연 등을 준비 중이다.

◇유통·외식업체도 야간 고객 끌기 경쟁=서울 동대문·남대문 일대 패션몰들은 중국과 일본 관광객들이 크게 늘 것에 대비해 야간 이벤트를 강화하고 있다. 두타는 매장 앞 광장에서 오후 7시와 자정에 진행하는 공연행사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프레야타운·밀리오레 등도 공연 등 이벤트를 벌이는 한편 외국인 대상 경품 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외식업계도 월드컵 테마 매장 개설·폐점 시간 연장 등을 통해 월드컵 관광객 끌기에 나서고 있다. 토니로마스는 월드컵 기간에 폐점시간을 오후 11시에서 새벽 2시로 늦춘다.

월드컵 공식 후원사인 맥도날드는 월드컵 공인구 '피버노바'와 본선 참가 32개국의 국기 등 월드컵 관련 소품들로 인테리어를 한 월드컵점을 부산 서면에 오픈했다. 맥도날드는 5월까지 월드컵점을 5개로 늘리고, 일부 매장은 영업시간을 연장할 계획이다.

통역 도우미를 활용하는 유통업체도 늘고 있다. 두타는 현재 4명인 영어·일어·중국어 통역사를 월드컵 기간에 6명으로 늘리고, 8일부터는 판매사원을 대상으로 중국어 강습을 실시한다.

신세계 백화점도 중국어 통역 직원 2명을 채용했으며, 지난 3월 판매사원들을 위한 무료 외국어 강좌를 개설했다.

김동섭·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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