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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아버지 이어 복무 명령 받았습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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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복무하신 부대에서 근무하게 돼 자랑스럽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손자까지 3대가 같은 부대에서 군복무를 하는 가족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육군 27사단(이기자 부대)에서 18일 신병교육 훈련을 마친 신원준(21) 이병 가족이다. 신 이병의 할아버지 신기옥(78)씨는 이기자 부대가 창설된 지 2년 뒤인 1955년 3월 입대해 수송대대에서 근무하다 홍천에서 전역했다. 그로부터 27년 뒤인 1982년 11월 신 이병의 아버지인 성진(50)씨가 같은 부대에 입대, 사단사령부에서 31개월간 복무했다.

육군 이기자 부대와 3대째 인연을 맺은 가족. 왼쪽부터 신원준 이병, 전인범 부대장, 신 이병의 할아버지·할머니와 아버지·어머니. [이기자 부대 제공]

신씨 부자의 이기자 부대와의 인연은 올해 손자로 이어졌다. 5월11일 성진씨의 장남 원준씨가 102 보충대를 거쳐 이기자 부대에 배치됐다. 이로써 신이병 가족은 이기자 부대와 55년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더욱이 요즘엔 부대 배치가 컴퓨터 추첨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버지가 근무한 부대에 아들이, 그것도 3대가 같은 부대에 배치된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특히 이들 3대는 모두 장남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아들이 이기자 부대에 배치됐음을 통보 받은 성진씨는 자신은 물론 아버지의 군생활 추억이 서린 옛 사진을 찾아 내 훈련 중대장에게 ‘3대의 인연’을 소개하고 “3대가 같은 부대마크를 단 군복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배려해줄 수 있느냐”는 편지를 보냈다. 이에 부대 측은 신씨 부자의 군복을 준비했고, 이들 3대는 18일 수료식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신 이병에게 “군생활이 쉽지 않지만 사회생활에 밑거름이 되도록 열심히 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신 이병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근무한 부대에서 군 생활을 하게 돼 신기하고 기쁘다”며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어려움을 잘 견뎌내셨듯이 자신감을 갖고 군생활을 성실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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