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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 특소세 인하 연장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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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승용차에 붙는 특별소비세(특소세)의 인하 시한이 연장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정부는 올 3월 말부터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승용차에 붙는 특소세율을 낮췄다. 2000㏄ 이하 승용차에 붙는 특소세의 세율을 5%에서 4%로, 2000㏄ 초과 승용차의 특소세율을 10%에서 8%로 조정했다. 자동차 판매를 늘려 내수를 진작시키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연말이 됐는데도 승용차 판매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자 정부는 승용차 특소세율을 내년에도 원상 복구하지 않고 인하된 세율의 적용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재정경제부 세제실 관계자는 15일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승용차 내수 판매가 워낙 부진해 소비를 진작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자동차의 판매 동향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승용차 특소세 인하 연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총리도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소비를 위축시키는 정책은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승용차 특소세의 인하가 연장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이 승용차 특소세 인하가 연장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내년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승용차 특소세 인하 연장을 일찍 발표하면 지금 승용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구매시기를 내년으로 미뤄 연말 소비가 더 죽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발표 시기를 모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말께 국무회의를 열고 특소세 인하 연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소세 인하 연장은 특소세법 시행령을 고치면 가능하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자동차 판매는 특소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승용차의 경우 지난해보다 15% 줄어든 85만5000대, 상용차는 22.6% 적은 24만5000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에는 자동차 내수가 조금 나아지겠지만 그 폭은 크지 않아 총 114만대(올해보다 4.5% 증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은 지난 9일 내년도 경제 전망을 하면서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부문에서 비중이 큰 자동차의 내수 판매가 살아나는 것을 전제로 내년 성장률을 4%로 예상했다. 자동차 내수가 되살아나지 않으면 4% 성장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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