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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 결산해보니…1위도 105위에 진땀 … 축구 평준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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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남아공 월드컵이 초반을 지나면서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오전(한국시간) 끝난 H조의 스위스-스페인전을 마지막으로 32개국은 모두 첫 경기를 마치고 2라운드에 돌입했다. 1라운드 16경기를 통해 드러난 이번 대회의 초반 특징을 살펴봤다. ◆전력 평준화 가속화=1라운드에서는 무승부나 1점 차이의 ‘박빙 승부’가 속출했다. 우승 후보국이 축구 변방의 약체팀을 상대로 골을 퍼붓던 과거 월드컵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1라운드 16경기 중 6경기(37.5%)에서 무승부가 나왔다. 승패가 결정된 10경기 중 양팀 점수 차가 2점 이상인 경우는 B조 한국-그리스전(2-0)과 D조 독일-호주전(4-0), E조 네덜란드-덴마크전(2-0) 등 3경기뿐이다. 나머지 7경기는 1점 차로 아슬아슬하게 승패가 갈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인 브라질도 105위인 북한에 2-1로 힘겹게 이겼다. 최근 대회와 비교해 보면 ‘박빙 승부’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본선에서 조별리그 48경기 가운데 무승부는 11경기(22.9%)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독일이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8-0으로 꺾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치열한 승부가 많이 나오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참가국들의 실력 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한다. 선수와 지도자들의 교류가 확대되고 정보망이 나날이 발달하면서 팀 간 전력 평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 부진, 아시아 약진=대륙별로는 유럽의 부진이 눈에 띈다. 1라운드에서 유럽의 13개 본선 진출국 중 승리한 팀은 4팀에 불과하다. 5팀은 비기고, 4팀이 졌다. 잉글랜드는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미국에 1-0으로 앞서 나가다 골키퍼 실책으로 동점을 허용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우승국인 이탈리아는 파라과이의 수비를 뚫지 못하다 오히려 선제점을 내준 뒤 가까스로 비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3위)은 코트디부아르(27위)와 0-0으로 비겼고, 프랑스도 우루과이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독일만 호주에 4-0으로 시원하게 이겼을 뿐이다.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쳤다. 한국이 그리스에 완승한 데 이어 일본이 아프리카 최강팀으로 꼽히는 카메룬을 제물로 월드컵 원정 첫 승을 장식했다. 북한도 브라질과의 대결에서 아쉽게 1-2로 지기는 했지만 상대 세계 최고 공격수를 꽁꽁 묶는 강한 빗장 수비로 축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으로 안방에서 월드컵을 치르는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직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카메룬이 일본에 덜미를 잡힌 것을 비롯해 알제리가 슬로베니아에,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에 각각 0-1로 졌다. 6개 아프리카 국가 중 유일하게 가나가 세르비아를 1-0으로 잡았을 뿐 남아공과 코트디부아르는 각각 비겼다. 중남미는 전통의 강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각각 1차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역대 최악의 ‘골 가뭄’=1라운드의 키워드 중 하나는 ‘골 가뭄’이다. 16경기에서 25골이 나와 평균 1.56골에 그쳤다. 역대 월드컵 가운데 가장 적은 골이 나온 1990년 이탈리아 대회의 경기당 2.21골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0-0이나 1-0으로 싱겁게 끝난 경기가 전체의 절반인 8경기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득점 빈곤의 원인으로 많은 나라가 수비 축구에 전념하고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북한이나 스페인을 물리친 스위스 등 전력이 떨어지는 나라가 극단적인 수비 전술을 펴면서 강팀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추세 탓인지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카카(브라질), 웨인 루니(잉글랜드), 다비드 비야(스페인) 등 내로라 하는 공격수들이 아직 득점 신고조차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선수들이 공인구 자블라니의 반발력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고지대 경기에서 체력 소모가 심한 점도 골 가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요하네스버그=최원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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