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 가속기, 암 치료에 새 지평 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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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부산 기장군에 있는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건설할 중입자 가속기는 암 치료에 새로운 지평을 열 겁니다. 가속기는 의학원 자체 기술로, 치료기는 해외와 공동 개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임 이종인(58·사진)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의 말이다. 중입자 가속기는 국내 처음으로 들어선다. 암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본·독일 등이 건설해 암 치료를 하고 있다. 그는 2016년까지 차질 없이 중입자 가속기를 개발해 치료에 적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위암 전문의로 1985년부터 원자력병원에서 근무해 왔다.

-중입자 가속기를 수도권에 설치할 계획은 없나.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기장에서 가동해 본 뒤 효과가 좋으면 당연히 수도권에도 설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많은 암 환자가 혜택을 받으려면 부산 이외에 수도권에도 건설할 필요가 있다. 동남아나 중국·일본의 환자들 수요도 있을 것이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내 원자력병원을 특화할 방안은.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기술은 우리 원자력의학원이 최고다. 이 분야로 승부를 걸려고 한다. 원자력병원 초창기에는 각종 암 치료기를 다른 병원에 비해 빨리 들여와 이름을 날렸지만 이제 그걸로는 차별화가 안 된다. 앞으로 병원 서비스도 크게 개선할 계획이다.”

-이곳에 국가방사선진료센터가 있는데.

“다른 병원에는 없다. 원자력 관련 재난 대응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재임 기간 중에 원자력 재난 대응 시스템을 잘 갖춰 원자력발전 수출 때 패키지에 넣어 보려 한다.”

-의학원 안에는 의사를 중심으로 한 병원과 이공계 박사를 중심으로 한 방사선의학연구소가 있다. 상호 갈등이 많다는데.

“각 직군의 역량을 최대한 살리는 데 역점을 두겠다. 과학자와 의학자가 서로 협력해 방사선 진단과 치료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나가면 그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지 않을까 한다. 또 서로 함께할 수 있는 기획연구를 추진하겠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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