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 내일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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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 방문은 처음이지만 주한 미군에 근무하는 친척에게 한국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줄리어드 음대에서 소프라노 신영옥·박정원·박미혜씨와도 친하게 지냈죠."

'미국이 낳은 아름다운 목소리'인 소프라노 르네 플레밍(43·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주역가수)이 28일 예술의전당에서의 독창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났다.

지난 25일 서울에 도착한 뒤 한국민속촌을 방문했다는 그는 앙코르곡으로 부를 만한 한국 가곡이 있느냐고 묻는 등 우리나라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보였다.

"목소리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배역을 소화해내고 싶어요. 새로운 배역을 맡을 때마다 선배 성악가들의 음반을 들으면서 장점을 받아들입니다. 내년 휴스턴 오페라에서 처음 도전할 비올레타 역(라 트라비아타)도 오랫동안 갈망해온 것이죠."

미국 로체스터에서 태어난 그는 대학 다닐 때 주말이면 재즈바에서 노래를 불렀다. 현재 재즈 앨범을 녹음 중이다.

이번 독창회 프로그램의 피날레를 장식할 레이몬드 허벨의 '불쌍한 나비부인'도 앨범에 수록된다고 했다.

결혼 10년 만에 이혼하고 두 딸(6, 9세)과 함께 코네티컷에서 살고 있는 그는 "연주 여행 때문에 집을 비울 때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하지만 여성이 가정을 꾸려가면서도 남성 못지 않게 사회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인식을 딸들에게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88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디션에 합격한 뒤 찰스 매커러스·크리스토프 에센바흐·앙드레 프레빈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총애를 받으면서 급부상한 그는 95년 이후 열여섯장의 음반을 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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