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놓고 공방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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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삼성전자·LG전자 두 종목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외국인이 두 종목을 집중 매도하는 데 맞서 국내 기관은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 그 만큼 매매전략이 다르다는 얘기다. 두 종목이 거래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16%, LG전자 2% 등 18%로 이들 주가가 밀고 밀리면서 종합지수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외국인 매도의 94%=증권거래소에 따르면 3월들어 2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9천4백95억원, LG전자 1천1백41억원 등 두 종목을 1조6백36억원어치나 순매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순매도 물량(1조1천3백48억원)의 93.7%에 달하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종목만 팔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면 국내 기관들은 여기에 맞서 두 종목을 거둬들이고 있다. 3월 중 기관은 삼성전자 2천8백92억원, LG전자 3백72억원 등 3천2백64억원어치를 사들여 전체 순매수 대금(4천5백75억원)의 71.3%를 투입했다.

◇뒤바뀐 매매 패턴=그러면 이처럼 상반된 매매는 왜 나타나는 것일까.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계 기관이나 국내 기관 모두 향후 1년간 목표주가를 50만~60만원으로 높게 보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만 매매전략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외국인이 단기 이익실현에 치중하는 반면 기관은 장기 보유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굿모닝투신운용 강신우 상무는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주가가 그동안 크게 올라 펀드 내 비중이 너무 높아지자 이익실현을 통해 이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국내 기관들은 종합지수 800돌파 이후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펀드에 삼성전자를 계속 편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 상무는 덧붙였다.

LG전자의 경우는 지주회사와 사업전담회사로 분할되면서 28일부터 약 한달간 매매가 중단되는 데 대한 대응이 상반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기관은 과거 LG화학처럼 한달 뒤 재상장되면 주가가 한 단계 뛸 것으로 보고 장기 매수에 들어가지만 외국인들은 일단 이익을 챙기고 한 달 뒤를 보자는 단기 전략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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