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식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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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올해로 네번째 사회를 맡은 우피 골드버그는 흰 깃털이 무성하게 달린 '물랑 루즈'의 의상을 입고 코닥극장 천장에서 내려오면서 막을 열었다. 작품상 후보작들을 소개할 때마다 그 영화를 연상케 하는 의상으로 갈아입었던 그녀는 '반지의 제왕' 차례가 되자 "'반지의 제왕'에 흑인 호비트족은 안 나오더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영화 제작자들에게 뉴욕에서 영화를 찍을 것을 당부한 우디 앨런은 "아카데미로부터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예전에 받았던 상들을 돌려달라고 하는 줄 알고 깜짝 놀랐다"고 말해 객석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는 특유의 수선스러운 말투로 "트로피들을 전당포에 맡겨놓았는데 전당포는 없어지고 전화번호도 찾지 못했다"며 익살을 떨었다. 소문난 '뉴요커'(뉴욕 주민) 중 하나인 앨런은 그간 고소 공포증 등을 이유로 비행기 타는 것을 꺼려 시상식에 불참했었다.

○…올해 신설된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에서 상을 탄 '슈렉'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을 이용해 주인공 슈렉과 당나귀가 객석에 앉아 있는 장면을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피오나 공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던 카메론 디아즈도 시상자로 참석했고 피오나 공주의 테마곡이 시상식 중간에 연주되기도 했다.

○…'시상식장 밖의 대결'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여배우들의 의상은 의외로 보수적인 색채를 띠었다. 대부분 빨강이나 검정색의 단순한 톤에 비교적 얌전한 디자인이었다. 핼리 베리의 속이 훤하게 비치는 꽃무늬 상의와 샤론 스톤의 등이 허리까지 파인 드레스가 이날 목격할 수 있었던 '파격'이었다.

한편 멕시코 배우 로라 헤링은 다이아몬드가 촘촘하게 박힌 1백만달러짜리 샌들을 신고 등장했다. 니콜 키드먼도 분홍색 드레스 위에 장식한 2백캐럿짜리 '불가리'다이아몬드 목걸이로 화려함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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