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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윤 딸 계좌로 이용호 수표 입금 : 특검이 새롭게 밝혀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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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A4용지 19쪽 분량의 차정일 특검팀의 수사 결과 발표문에는 지금까지 확인되지 않았던 사실도 여럿 포함됐다.

여기에는 대통령 차남 김홍업 아태재단 부이사장의 고교 동창으로 아태재단 운영위원인 김성환(S음악방송 회장)씨의 차명계좌 숫자와 입금액 외에도, 소문이 무성했던 김영준(D금고 전 소유주)·김현성(한국전자복권 전 사장)씨 의혹,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과 이용호씨의 금전관계 포착 등도 포함됐다.

또 이형택씨의 보물 발굴사업과 관련해 의혹을 샀던 이기호(李起浩)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한 언급은 없어 그에 대해 특별한 혐의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비호 의혹=대검 감찰본부의 조사 결과가 특검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신승환씨 5천만원 입금 통장을 이용한 이형택씨의 신승남 총장에 대한 수사 중단 압력 의혹은 확인되지 않았고, 愼전총장은 수사 당시 대검 중수부로부터 예금통장에 관한 사실을 보고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은 愼전총장이 서면조사에서 대검 중수부 외에 어느 누구로부터도 예금통장에 대해 듣거나 이용호 수사와 관련해 청탁이나 협박을 받은 일이 없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김형윤 관련=이용호씨의 고교 선배로 그동안 정·관계 로비에 개입한 의혹을 받아온 김형윤씨의 딸 계좌로 지난해 4월 이용호씨 회사 계좌에서 발행된 1백만원권 자기앞수표 두장이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 특검팀은 수사 막바지에 이 사실을 발견해 이용호씨에게서 건네간 돈의 일부만 이 계좌에 입금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정원의 보물 발굴사업에 개입하거나 이용호씨의 보물사업과 관련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수상한 돈 흐름=이용호씨와 함께 삼애인더스 보물 사업을 소재로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은 김영준씨에 대한 자금추적에서 金씨가 수억원씩 현금으로 여러차례 인출한 사실이 나타났다. 특검팀은 그러나 이 돈이 현금인 데다 金씨가 용처를 밝히지 않아 정·관계로 로비에 쓰였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이용호씨를 위해 로비를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한국전자복권 전 사장 김현성씨가 수십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복잡하게 자금거래를 했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특검팀은 계좌의 실명 주인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등 의혹이 있어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운환 로비=계좌추적을 단시일에 파악할 수 있는 양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특검팀은 밝혔다. 1년 가까이 해야 될 일이라고 판단돼 중점적으로 의심스러운 부분에 대해서만 계좌추적을 한 결과, 이기주씨에게 1천만원을 준 부분만 드러났다는 것이다.

◇기타=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삼애인더스 발행 해외전환사채(CB) 인수에 적극 협조한 배경도 밝혀졌다. 산은이 갖고 있다가 부도로 가격이 폭락한 정현준씨의 한국디지탈라인(KDL) 발행 해외 CB 1백만달러어치를 이용호씨가 당시 시가(10만~15만달러)의 세배 이상인 50만달러에 사들여준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 김봉호 전 국회부의장의 차명계좌에 이용호씨의 돈 5천만원 외에도 韓모씨 등 4명으로부터 2억1천8백만원이 입금된 것도 새로 드러났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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